▲ 출처=삼성전자

PART3] 삼성전자의 전략

기어VR을 통해 삼성전자가 원하는 바는 뚜렷하다. 가상현실이라는 매개를 이용해 웨어러블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내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인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하드웨어 중심의 생태계 전략과 더불어 웨어러블 시장의 팽창을 담보하는 유인효과로 기어VR이 활용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시야를 조금 더 넓히면 기어VR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본전략이 윤곽을 드러낸다. 다소 동떨어진 주제로 보일 수 있으나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전략은 현 단계에서 기본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의 샤오미로 대표되는 신흥강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몸집을 줄이고 중저가 스마트폰에 집중한 신흥강자들은 제작비 절감을 무기로 삼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극적인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시리즈, 그리고 2015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J와 E시리즈다. 2015년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첫 번째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불릴 ‘A시리즈’는 총 3가지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중국과 대만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중국 출고가는 갤럭시A7과 갤럭시A5가 각각 2599위안(약 47만원), 1999위안(약 36만원)이다. 대만 출고가는 1만1990대만달러(약 42만원)다. 좀 더 낮은 스펙을 갖춘 갤럭시A3는 8990대만달러(약 32만원)로 책정됐다.

모델명 SM-J100F로 불리는 ‘J시리즈’는 4.8인치(480×80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안드로이드 4.4.4 킷캣이 적용됐다. 또 퀄컴 쿼드코어 1.2GHz CPU에 1GB램, 4GB 내장메모리, 전·후면이 동일한 480만화소의 카메라로 무장했다. 최근 셀카봉의 등장으로 알 수 있듯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셀피족을 겨냥해 만든 ‘E시리즈’는 HD(1280×720) 디스플레이 탑재에 1.5GHz 클럭 32비트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4.4 킷캣을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타이젠 스마트폰’도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적 OS의 길을 걷기 위해 탄생한 타이젠은 삼성전자의 비밀병기다. 타이젠 스마트폰을 물론, 웨어러블과 스마트홈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큰 그림에서 기어VR을 분석하면, 결국 ‘총체적 스마트시티’의 큰 그림이 완성된다. 기어VR의 우수한 기술과 인프라가 웨어러블의 폭발성을 담보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마트 생태계의 무게중심이 사물인터넷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하드웨어 생태계 구축 노력과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로드맵이 시너지 효과를 누리면, 퍼즐의 조각은 맞춰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