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삼성전자

PART2] 기어VR이 의미하는 것

삼성전자의 기어VR은 단순히 가상현실 생태계의 확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전략적 포석에 따라 발전하는 영역의 진화로 이해해야 한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삼아 웨어러블-스마트홈-스마트시티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을 통해 삼성전자가 기어VR을 출시한 것은 신의 한 수로 불릴 만하다.

1) 사물인터넷의 촉진제

지금 우리는 사물인터넷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하나의 인프라로 작동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글로벌 IT 협회인 ‘정보시스템 감사·조정협회(ISACA)’가 110개국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회원 55%는 그들의 회사가 ‘사물인터넷 활성화 계획을 진행 중이거나 향후 12개월 이내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응답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은 ‘웨어러블 기술에 아직 대비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그 중요성을 발판으로 삼아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지 못한다는 뜻이다.

‘웨어러블 기술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다수 나온 대목도 흥미롭다. 현재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아직 완벽한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이유로 지목된다. 우선 웨어러블의 효용성 자체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으며, 스마트폰과의 연결고리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ISACA 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48%) 응답자들이 ‘브링유어온디바이스(BYOD)’ 정책이 웨어러블 대책을 포함하지 않으며, 심지어 28%는 BYOD 정책조차 계획이 없다고 밝힌 대목도 특이하다. 브링유어온디바이스(BYOD)는 개인 단말기의 업무활용 트렌드를 정의하는 용어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웨어러블의 가능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브링유어온디바이스(BYOD)에 대한 대비가 취약하다는 점은 위기이자, 일종의 기회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기어VR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전제할 점은 기어VR이 단순한 가상현실 기기를 뛰어넘는 일종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어VR의 특징과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대중적인 가격과 가성비 대비 뛰어난 기능 그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영역파괴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결국, 기어VR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앞당기는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 출처=삼성전자

2) 뛰어난 가상현실의 대중화

최근 가상현실은 증강현실과 더불어 글로벌 IT 기업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기술의 발전과 진화의 측면에서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상현실 단독으로 생태계 구축의 비전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어VR이라는 가상현실 웨어러블 기기가 가지는 독특한 강점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대중화’의 가능성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가상현실 기기는 스펙트럼이 꽤 넓은 편이다. 오큘러스(Oculus)를 기점으로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상당한 숫자의 가상현실 기기들이 이용자와 만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99달러에 불과한 기어VR의 가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물론, 카드보드와 같은 구글의 저렴한 가상현실 기기들도 있으나 이러한 디바이스가 저렴한 가격만큼의 기능만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기어VR은 가상현실 생태계 대중화의 최선봉에 서 있다.

사실 기어VR은 몰입감있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자동차나 항공기 운행 시뮬레이션, 헬스케어 목적의 360도 스캔, 인터랙티브 교육 서비스 등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역으로 다양한 기능의 스펙트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며, 온전히 기어VR의 높은 스펙을 대표해준다. 다양한 사업의 영역에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은 기어VR의 가격과 비교할 때 놀라운 수준이다.

비슷한 사례로 초고화질(UHD) TV가 있다. 차세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여겨지는 UHD TV가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을 당시에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온전한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지만, 현재 제조사들이 양산에 성공하며 빠르게 대중화의 전철을 밟고 있다. 다양한 상용모델이 출시되며 보급형 라인이 구축되고, 기술적 발전에 따른 적절한 가격대가 형성되며 대중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기어VR이 이러한 역할을 할 확률이 높다. 가상현실 생태계의 대중화를 선도하며 궁극적으로 이를 사물인터넷과 연결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조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향후 기어VR은 우리 삶에 중요한 분야를 차지한 가상현실 생태계에서 일종의 ‘기준’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VR 세부 스펙)

크기

198 x 116 x 90mm

광학렌즈

시야각 96˚

센서

가속도 센서, 자이로 센서, 지자계 센서, 근접 센서

반응속도

20ms 이하

연결

마이크로 USB

지원기기 갤럭시노트4

3) 가상현실 생태계 구축

현재 삼성전자는 기어VR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큘러스 스토어를 열어 직접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콘텐츠 마켓 활성화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 여행 콘텐츠를 런칭해 빅데이터에 가까운 정보를 모으는 작업도 나서고 있다.

특히, 콘텐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동맹군을 유치하고 있는 대목이 특기할 만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헤드셋 업체 오큘러스와 협력해 기어VR을 출시했으며 양사는 마블(Marvel),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Media), 드림웍스(DreamWorks), 하모닉스 뮤직(Harmonix Music), 베보(Vevo)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가상현실 콘텐츠와 서비스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의 닉 디카를로 상무는 “앞으로 가상현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많은 개발자, 파트너들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어VR을 활용하면 그 생태계의 확장성에 놀라게 된다. 기어VR을 갤럭시노트4와 연동하면 가상현실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큘러스 홈을 비롯해 오큘러스 스토어, 오큘러스 시네마, 오큘러스 360 비디오와 포토 등 관련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다운로드 된다. 이는 궁극적인 생태계 확충을 위한 협력의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기어VR을 통해 삼성전자는 플랫폼을 먼저 구성하고 이에 적합한 콘텐츠를 조성하는 다소 이색적인 생태계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웨어러블 전용 반도체 양산도 비슷한 배경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 생태계 진입에 있어 하드웨어를 통한 플랫폼을 확실하게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의 콘텐츠를 융합해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기어VR도 마찬가지다. 가성비가 훌륭한 기어VR을 통해 상용화된 가상현실의 기준을 세우고,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 동맹군을 유입시키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생태계는 기어VR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생태계는 그 자체로 다양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유한 미지의 땅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프로젝트 비욘드의 존재를 언급해야 한다. 다양한 생태계 우군과 더불어 프로젝트 비욘드야말로 기어VR로 준비하는 삼성전자 가상현실 생태계의 정점이다.

프로젝트 비욘드를 통해 촬영된 콘텐츠는 전후좌우로 동시촬영이 가능하다. 기어VR이 완벽한 시야각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빠르다.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화제의 중심으로 부상한 전후좌우의 촬영 카메라와 비슷한 이치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비욘드를 통해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상현실의 핵심은 유연한 시야각에 달려있으며, 성공 여부도 제대로 짜여진 구성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 출처=삼성전자

4) 다양한 활용도

우선 가상현실의 정의를 내려보자. 가상현실은 경험 중심적 관점에서 지각하는 자가 원격현전(Telepresence)을 경험하게 해주는 시뮬레이션 환경으로 정의되며, 이런 점에서 첨단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몰입형 가상현실 이외에 모든 미디어가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상현실 인프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이를 정의하는 다양한 요소도 산재해 있다는 뜻이다.

사실 가상현실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며 자리를 잡으면, 이는 온전히 사물인터넷의 틀 안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B2B부터 시작해 각종 모의 시뮬레이션 등 가상현실이 당장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어VR도 마찬가지다. 기어VR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며, 이를 통한 다양한 활용의 자유도가 높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가상현실의 활성화를 전제로 하며, 우리는 기어VR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끼리 회의를 하고, 함께 여행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5) 웨어러블의 내재적 발전

기어VR은 기존 웨어러블 기기가 가지는 한계, 즉 효율성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가 실제 효율성에 있어 의문부호가 달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쉽다. 상당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웨어러블 산업 자체가 저평가 받고 있는 상황을 기어VR이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외 웨어러블 시장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저전력 인프라를 비롯해 비콘 및 와이파이 기술이 날개를 달며 다양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불필요한 부가장치로 인식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웨어러블 기기가 헬스와 결합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는 분위기지만, 현 단계에서 웨어러블 기기의 가치가 완전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기어VR이 대중화의 바람을 타고 일반에게 생소한 가상현실 인프라를 통해 웨어러블의 기술력을 발휘한다면,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대중의 저평가 흐름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기어VR, 즉 가상현실의 가능성이 더해지면 우리는 순식간에 웨어러블의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스마트홈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

▲ 출처=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