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석 코빗 대표는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상화폐 콘퍼런스 ‘인사이드 비트코인’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비트코인은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특유의 알고리즘으로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유 대표는 현재의 전자금융이 중앙집권화에서 벗어나 파편화되어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기반 시스템인 블록체인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거래를 주도하는 코빗의 대표다운 발상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미래에 장밋빛 전망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치 양날의 칼처럼 긍정적인 분위기와 부정적인 분위기가 동시에 풍겨져 나온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비트코인과, 미래의 비트코인은 어떤 바람을 타고 구체화될까?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정도의 인프라를 확보한 상태다.

그런 이유로 현 단계에서 비트코인의 완전한 성공과 몰락을 예견할 수 없기에, 현재 구축된 내부 알고리즘의 움직임을 살피며 이미 구축된 생태계의 내실을 점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보자.

비트코인의 긍정적 바람

7일(현지시각) 비트코인 전문매체 뉴스BTC에 따르면 모바일 투자 앱 운영자 드라이브웰스는 비트코인 결제업체 비트페이와 전격적인 사업제휴를 선언했다. 목표는 선명하다. 모바일을 통해 8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드라이브웰스가 비트코인 투자금을 추가 유치하기 위함이다. 기존화폐를 지배하고 있는 통제권을 피해 전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비트코인을 믿는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비트코인의 ‘호기’를 감지할 수 있는 지점은 많다. 미국의 타임지는 비트코인을 구독료로 받기 시작했으며 뉴욕시는 아예 비트코인을 합법화시켰다. 또 영국 디지털 화폐 거래소 야쿠나는 파운드로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국내에서는 코인플러그가 최초로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트론은 암호화폐 채굴기업체 코인플렉스와 암호화폐 채굴기 100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전격적으로 체결하고 채굴 센터를 구축했으며, 결정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스토어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천명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덩달아 국내 코스닥에서 비트코인 관련주가 두각을 보이기도 했다.

고려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비트코인 ATM을 교내에 설치헤 관심을 모았다. 미국의 포드사는 비트코인을 2015년 중요한 핵심 트렌드로 꼽았으며 중국 중앙은행 전 부총재는 공식석상에서 비트코인이 기존화폐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동시에 비트코인 보안 프로그램이 확산되며 저변 다지기에 나섰으며 최근 루블화 가치 급락을 경험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이 대거 비트코인에 몰리며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지금 설명한 이 모든 사건은 대부분 불과 보름 안에 벌어진 일들이다.

 

비트코인의 부정적 바람

하지만 비트코인을 둘러싼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코어에서 발생한 해킹사건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비트코어에 예치된 수백만 원 단위의 금액이 대거 인출된 본 사건은 국내에서 벌어진 최악의 비트코인 해킹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부족을 이유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펀드 팔콘 글로벌 캐피탈(Falcon global capital)이 해산됐으며 8일(현지시각)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사 헤시페스트도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9월 비트코인 채굴기를 제시간에 배송하지 못해 미국 연방 거래위원회(FTC)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버터플라이랩도 위기에 몰렸다. 심지어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토렌트로커가 성행해 경고등이 커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어디로 가나

비트코인은 일종의 화폐다. 하지만 평범한 화폐는 아니다. 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프로그래머가 처음 개발한 비트코인은 일종의 ‘가상화폐’이기 때문이다. 손에 잡히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일반적인 화폐와는 분명히 다르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발행주체가 없다는 것에 있다. 특정 회사나 개인,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가 아니라 P2P 방식의 분산 채굴형으로 확보된다. 단 비트코인에서는 계좌를 ‘지갑’이라고 부르며, 각 지갑마다 고유한 번호가 부여된다. 번호는 숫자와 영어 알파벳 소문자, 대문자를 조합해 약 30자 정도로 이루어진다.

한 사람이 지갑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으며, 개수에 제한은 없다. 누구나 비트코인을 만들 수 있으며 누구나 판매할 수 있다. 물론 암호풀기로 비유되는 비트코인 ‘채굴’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등장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만든 투기열풍을 타고 나서야 화려하게 무대 위로 올라섰다. 당장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곡스가 일본에 설립됐으며 중국 투자자들의 사재기,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을 타고 세계는 ‘비트코인 홀릭’에 빠져들었다.

특히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작년 11월 공개석상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빠르고 안전하며 효율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심지어 비트코인 지급기가 생길 정도였다. 그런 이유로 한때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이 대단한’ 비트코인의 진짜 원조가 누구냐를 두고 때 아닌 ‘탐정놀이’가 벌어지곤 했다.

하지만 현재, 비트코인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곡스는 올해 2월 파산했으며 한때 1000달러에 육박했던 시세는 4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여기에 사상 초유의 해킹사태가 벌어지며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으며, 소위 ‘선각자’로 불리던 비트코인 초창기 멤버들도 불법거래 혐의로 줄줄이 기소돼 유죄를 받았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비트코인은 다시 조명받고 있다.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데이터를 확보하는 사물인터넷은 필연적으로 비트코인의 발전을 견인한다. 사물이 연결되어 데이터를 이동시킨다면, 그리고 그 이동을 파편화시켜 단위의 경제로 가치를 매길 수 있다면, 이는 곧 비트코인의 발전을 의미한다. 결국 관건은 사물인터넷이 자리를 잡아 비트코인을 빠르게 절대통화의 가치에 올려두기전, 핵심인 비트코인이 살아남느냐에 달렸다. 물론 사물인터넷의 최종 발전방향이 비트코인과 부합하는지도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