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와 함께 과학 저널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네이처’는 매년 연말 그 해의 과학계를 정리해 발표한다. 올해의 인물 10인을 선정하고 이슈 10가지를 뽑아 되짚어보는 것이다.

네이처는 17일(현지시각) ‘올해의 과학 인물 10인’과 ‘올해의 과학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올해의 인물 1위로는 ‘로제타 프로젝트’를 이끈 핵심인물로 평가받는 유럽우주기구(ESA) 비행담당 국장인 아코마조가 뽑혔다. 올해의 뉴스에는 논문 조작 사건을 일으켰던 황우석 박사의 재기 시도가 언급돼 시선을 끈다.

올해 인물 2위는 수잰 토팔리안 박사가 선정됐다. 그는 사람 몸속에 있는 면역세포(T세포)의 능력을 강화해 암을 퇴치하는 '면역항암제'를 만들었다. 그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제약사 BMS의 흑색종 치료제는 올해 일본과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3위는 라드히카 나그팔 하버드대 교수가 뽑혔다. 그는 개미·꿀벌의 움직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초소형 로봇을 만들었다. 4위는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배양해 만든 망막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일본 이화학연구소 다카하시 마사요 박사가 꼽혔다. 5위는 기존의 우주대폭발(빅뱅) 연구에 일부 오류가 있음을 밝혀낸 데이비드 스퍼겔 프린스턴대 교수가 선정됐다.

6위는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마리암 미르자카니 스탠퍼드대 교수가 뽑혔다. 여성이 필즈상을 받은 일은 7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7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다름 아닌 전 야구선수 피트 프레이츠다. 그는 전세계에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유행시킨 인물이다. 루게릭병 환자인 프레이츠는 루게릭병 연구기금을 내거나, 아니면 얼음물 샤워를 택하게 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제안했다. 이 덕에 미국에서만 1억1500만달러의 기금이 모였다. 그가 과학자는 아니지만 과학계에 미친 영향을 높이 평가받았다.

인도 화성 탐사를 이끌고 있는 코필리 라다크리슈난 인도우주연구소장은 8위를 기록했으며 9위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연구하다가 감염돼 목숨을 잃은 세이크 우마르 칸 박사가 뽑혔다. 세포 내부 리보솜의 구조를 밝힌 숄 셰이레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네이처는 논문 조작 사건을 일으켰던 전 서울대 교수 황우석 박사(사진)의 재기 시도를 ‘올해 10대 뉴스’ 중 하나로 선정했다. 네이처는 지난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이끈 배아줄기세포 연구단에 연구윤리 문제를 적극 제기해 논문 조작 사건의 기폭제 구실을 한 바 있다

주요 뉴스 1위로 꼽힌 것은 ‘호모 플로렌시스’의 발견 소식이었다. 2004년 발견된 이 인종은 1만8000년 전까지 살았으며 현재 인간보다 작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호모 플로렌시스는 사라진 인종 가운데 가장 중요한 화석으로 여겨진다.

노르웨이 신경과학자인 마이브리트 모세르와 에드바르 모세르, 존 오키프가 뇌 세포가 위성항법장치(GPS)처럼 위치정보를 인식하는 체계를 밝힌 공로로 2014년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포함됐다.

올해 스티브 호바스 미국 UCLA 교수가 인간 조직과 장기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DNA 생체 시계를 발견한 것도 목록에 올랐다. 통계학에서 신뢰도를 측정하는 P값에 대한 오류 발견, 플라즈마 물리학, 바이오매스 사용의 위험성 등도 포함됐다.

네이처는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과학 전문 주간지로 1869년 영국의 천문학자 로키어가 창간하였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사이언스’와 함께 세계 과학저널의 쌍두마차로 불릴 만큼 과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