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LG OLED TV의 가능성

OLED TV의 역사는 곧 LG의 역사다. LG가 개척한 길이 OLED TV의 이정표가 되었으며, 이는 거대한 흐름으로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LG전자

LG전자의 OLED TV 전략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내년 핵심 먹거리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미 그룹차원의 전사적인 지원이 속속 이뤄지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LG그룹은 OLED TV를 최대한 지원해 실질적인 수익창출의 창구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는 조직개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OLED를 상징하는 하현회 사장을 (주)LG의 대표이사로 임명한 것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부터 아니 더 오래전부터 OLED를 LG전자의 핵심 사업으로 여긴 대목과 일맥상통한다. 하 사장은 지난 2012년 (주)LG의 시너지팀장을 맡으며 전자 계열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OLED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의 공로를 세운 바 있다.

LG전자 차원에서 진행되는 OLED TV 전략도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유력 IT전문 매체인 리뷰드닷컴(reviewed.com)이 최근 미국 내 판매 중인 TV 제품 평가에서 LG UHD OLED TV ‘65EC9700’에 10점 만점을 주며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로 선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8월 LG전자가 출시한 UHD OLED TV인 65EC9700는 WRGB 방식의 OLED 패널을 탑재했으며, 65인치 대형화면에 3300만개의 서브화소가 UHD 해상도를 지원한다. 리뷰드닷컴은 65EC9700에 대해 “2개(UHD/OLED)의 최신 기술의 결합은 숨이 멎을 정도(Breathtaking)”라며 “보아온 것 중 최고의 화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 출처=LG전자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15 혁신상 소식도 있다. 12일 LG전자는 ‘가변형 OLED TV’와 스마트폰 ‘G3’가 CES 2015 혁신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제품은 지난 2012년 첫 공개 후 단 한 번도 CES 혁신상을 놓친 적이 없으며, 지금까지 ‘롱런’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혁신상에 오른 LG전자의 가변형 OLED TV는 리모컨으로 화면 곡률을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휘어질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며, 곡률은 평면부터 화면 크기와 시청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대 곡률까지 조정할 수 있다.

LG전자 OLED TV를 논할 때 OLED TV의 역사적인 측면에서 대중화를 누락시키면 곤란하다. 지난 11월 초 LG전자는 55인치 곡면 OLED TV의 한 달 평균 판매량이 10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 자체로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고가제품으로 인식되던 OLED TV의 대중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OLED TV는 Full HD급 화질의 장점, 기존 LCD TV와 달리 화면 뒤에 광원(光源)이 따로 없어 두께가 4.9㎜에 불과하다는 상대적 경쟁력, 색 재현율이 높아 선명한 색감을 보여준다는 강점이 있었지만, 가격이 높다는 것은 단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는 OLED TV에 아픈 추억이 있다. 작년 초 OLED TV를 1500만원에 출시했으나 한 달 평균 판매량이 50대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비슷한 수준의 화질을 갖춘 LCD TV보다 약 3∼4배 이상 가격이 높은 데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초고화질(UHD) TV가 출시되면서 경쟁력을 잃은 셈이다. 하지만 LG전자는 ‘기어이’ OLED TV의 대중화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

LG를 중심으로 뻗어 가는 OLED TV의 발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TV로 주목받고 있는 OLED TV 패널 생산량을 더욱 끌어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약 20만대 수준이었던 OLED 패널 생산량이 내년 70만~1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한 LG디스플레이는 화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WOLED) 생산기술 연구개발을 지속해 생산수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다음의 디스플레이 주인공이 OLED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2013년 1월 세계 최초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하면서 대형 OLED TV 시대를 개막한 LG디스플레이는 같은 해 4월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스플레이가 휘어진 곡면형 OLED TV 패널을 LG전자를 통해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CES 2014에서 곡면과 평면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가변형 OLED TV를 공개해 OLED의 맹주로 거듭났다.

최근 신설된 LG디스플레이의 파주 M2 라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M2 라인에서는 OLED TV 패널 생산을 시작했으며, 8세대(2200㎜ × 2500㎜) 기판 기준 월 2만6000장의 생산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신형 증착장비도 탑재돼 생산효율성도 M1 라인의 2배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 출처=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온전히 TV의 질적·양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TV 패널의 고해상도와 대형화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 UHD 패널 출하량이 3700만대로 올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하고, UHD TV의 전체 TV 시장점유율도 15%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LG의 OLED 미래는 더욱 밝아지고 있다.

그동안 OLED 패널은 많은 기술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대형화’를 위한 기술과 공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 일정 규모의 신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 즉 대중화가 어렵다는 부분이 난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13년 LG는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를 출시해 난국을 단숨에 타개했다. ‘10% 개선보다 10배 더 큰 혁신에 집중한 Moonshot Thinking’ 정신이 중심이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특성을 살려 플렉시블(Flexible)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탄생한 OLED 사업부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일본의 OLED 재료업체인 이데미츠코산과 ‘OLED 기술 상호 협력 및 관련특허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한 대목이 ‘스타트’다. 이데미츠코산은 1997년 당시 세계 최고 휘도인 OLED용 청색 발광재료를 개발한 기업이며, 분자설계·유기합성 기술을 토대로 관련 기술에 중요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OLED 소재 원천기술 기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데미츠코산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내년 OLED 신성장 동력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데미츠코산과의 협업은 LG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긍정적인 가능성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데미츠코산의 우수한 재료를 조달받아 플렉시블의 영역까지 뻗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G플렉스’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세계 최초로 6인치 커브드 플라스틱 OLED와 원형 플라스틱 OLED를 개발한 상태다. 원형 플라스틱 OLED는 LG전자의 웨어러블 기기 ‘G워치R’에 적용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인프라가 이데미츠코산과 만나면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LG전자

시장조사 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TV 패널 시장은 올해 4억3000만달러에서 2021년에는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OLED 패널 시장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략이 전방위적인 이유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연간 투자액의 70% 이상을 OLED에 투자하며 사실상 승부를 거는 분위기다. 2005년 일본 반도체에너지연구소(SEL)와 LCD 및 OLED 관련 특허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스마트 생태계까지 염두에 둔 행보를 보여준 바 있으며, 2010년에는 LG그룹의 전자 계열사와 함께 이스트만코닥의 OLED 특허 800여건을 4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일괄적으로 인수한 사례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OLED 시장 주도권을 완벽하게 잡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핵심으로 부상한 여상덕 사장은 ‘OLED 전문가’로 불리는 현장형 CEO다. 그를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급부터 다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사업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여상덕 사장을 OLED 사업부장으로 선임했으며, 기존 CTO(최고기술경영자) 산하 OLED 연구조직의 규모를 사실상 승격시켰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우측 상단에 찍혀있던 IPS 기술 로고를 OLED 로고로 바꾼 명함으로 모두 교체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1월 OLED TV 패널 첫 출시 후 LG전자 독점공급이 아닌 글로벌 TV 업체로 진출했다. OLED TV 제조사를 늘려 OLED TV 시장을 키우기 위한 생태계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현재 중국 5위권 TV 업체인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이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채택한 TV를 출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도전의 역사

1998년 OLED 연구를 시작한 LG디스플레이지만 LCD와 달리 OLED에 있어서는 경쟁사보다 기술 개발 속도가 한 발자국씩 늦었다. 더구나 경쟁사가 스마트폰에 OLED를 탑재해 시장을 키움과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이때 LG디스플레이는 ‘Moonshot Thinking’의 목표를 세웠다. 소형 OLED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곧장 대형 OLED TV를 개발하겠다는 비전을 세운 것이다. 소형 OLED 개발을 목표로 10%, 20% 성장하는 것이 아닌, 대형 OLED TV를 개발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LG디스플레이의 로드맵은 결론적으로 신의 한수였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TV를 목표로 삼아 고정관념의 틀을 부수기 시작했다. 양산성이 검증된 RGB와 새로운 기술의 WRGB의 두 방식을 고민하던 LG디스플레이는 WRGB OLED와 Oxide TFT가 대형 OLED 양산에 최적화된 조합이라는 결론을 잡아가며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개척해냈다.

이에 힘입어 2011년 LG디스플레이는 최종 결정을 하기 위해 Full HD 해상도에 31인치 크기의 ‘RGB + LTPS 방식으로 구현한 OLED TV’와 동일 사양에 ‘WRGB + Oxide 방식의 OLED TV’를 동시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당시 이 제품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개발이 목표가 아니라 양산과 출시가 목표였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꼼꼼함과 치밀한 전략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후 LG디스플레이는 두 제품에 대한 성능과 품질, 양산성을 두고 심사숙고 끝에 WRGB OLED에 기반을 두고 Oxide TFT를 결합한 기술이 OLED TV 양산에 최적화된 기술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LG디스플레이는 ‘산화물(Oxide) TFT + WRGB OLED’라는 최적의 기술 솔루션을 채택해 대형화에 따른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만의 OLED TV 구현 방식인 WRGB 기술은 RGB OLED 대비 200만개 더 많은 서브픽셀(Sub-pixel)로 완벽한 자연색을 구현하고 뛰어난 블랙(Black) 표현력 및 넓은 색 시야각으로 최고의 화질을 제공한다. 또한, OLED 대형화와 대량 양산의 걸림돌인 미세마스크공정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 TV용 제품생산에 가장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불량률이 적고 생산성도 높으며, 화소를 작게 만들 수 있어 초고해상도 화면 구현에도 유리하다. 특히, 기존 LCD 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Oxide TFT와 결합해 투자비를 최소화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솔루션이다. 아울러 UHD OLED TV 등 차별화 제품 기술 및 미래 준비를 위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