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화시장과 셰일가스 혁명으로 야기되는 치킨게임이 구글과 아마존의 대립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아마존 앱 삭제라는 초강수를 둔 구글이 이번에는 자체 쇼핑 홈페이지 강화에 나서며 또 한번 견제구를 날렸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만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아마존도 구글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광고시장에 야심을 드러내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아마존의 원클릭과 유사한 '바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의 구매정보를 미리 입력하면 원하는 제품을 한번에 구입할 수 있는 아마존 원클릭과 비슷한 서비스다. 이는 지금까지 구글이 쇼핑몰과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쇼핑 사이트를 운영하며 키워드를 입력하면 쇼핑몰로 단순하게 연결해주는 중개인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구글이 바이 서비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검색 점유율과 온라인 광고시장 수성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아마존 검색이 쇼핑의 대세로 자리잡으며 구글의 검색 점유율 자체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구글의 온라인 광고시장도 위협을 받는 구조다. 구글은 자사의 쇼핑 홈페이지에 들어온 고객이 아마존과 같은 타 사이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자신들의 트래픽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게다가 아마존은 구글이 장악한 온라인 광고 시장을 노리는 경쟁자다. 현재 아마존은 드론 및 다양한 배송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구글의 검색 점유율에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구글 입장에서 아마존은 충분한 불안요소다.

일단 쇼핑몰 업체들은 아마존과 구글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일단 자체 상품이 없는 구글에 매력을 느끼고 있으나, 강력한 유통 노하우를 가진 아마존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사태추이를 살피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구글플레이에 등재된 아마존 앱을 삭제한 초강수를 통해, 자신들을 위협하는 생태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한 구글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