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구글과 삼성전자, 애플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글월렛을 업데이트하며 터치 ID 지원 및 계산서 분담기능을 탑재시켰으며 삼성전자는 전자결제 스타트업 룹페이의 기술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여기에 다음카카오와 라인페이로 대표되는 네이버가 국내시장 수성을 위해 준비중이며 페이팔과 알리페이의 존재감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애플페이의 비상이 독보적이다. 알리페이와 페이팔이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내세우며 글로벌 핀테크 시장을 공략하는 사이, 애플페이는 이들이 완전하게 잡아내지 못한 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020 서비스를 내세워 외연을 넓히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16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선트러스트와 USAA 등이 애플페이의 새로운 파트너로 합류했으며, 커머스뱅크를 비롯한 10개의 은행도 애플페이 동맹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애플페이는 은행은 물론 미국 내 신용카드 90%를 지원하게 된 셈이다.

애플페이는 대부분의 핀테크 업체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O2O 영역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전용 단말기 부족으로 온라인을 무대로 펼쳐지는 핀테크 시장만 태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경쟁력이다.

특히 애플페이의 경우 얼마나 많은 카드사와 은행을 우군으로 확보하느냐에 성공여부가 갈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현 상황에서 애플페이는 무난하게 시장에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애플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O2O 서비스 영역을 조기에 선점하는 한편, 막대한 수수료도 챙길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아직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애플페이의 영향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애플페이의 대항마인 구글의 구글월렛도 리뉴얼을 무기로 승부수를 걸었다. 현재 구글월렛은 업데이트를 통해 터치 ID를 기반으로 iOS까지 아우르는 결제 플랫폼 기반을 다지는 분위기다. 온라인만 전용으로 삼는 다른 핀테크 업체와 달리, 구글월렛은 O2O 영역에서 애플페이와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방대한 단말기 인프라라는 이점을 활용해 전자결제 스타트업 룹페이의 기술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직 완전히 거래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6에 룹페이의 기술이 적용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알리페이와 페이팔, 국내의 라인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페이 등이 온라인 기반의 핀테크에 주목하는 사이 애플페이와 삼성전자의 새로운 기술, 그리고 구글월렛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파괴하는 핀테크 사업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물론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및 기타 다양한 플랫폼에 자사의 핀테크 역량을 집중시켜 궁극적으로 O2O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라인페이도 오프라인 스티커 및 인형매장을 통해 조금씩 모바일 결제를 현실로 끌어오고 있다.

결국 관건은 핀테크 시장의 발전이다. 온라인, 즉 모바일에 무게를 둔 핀테크가 조금씩 O2O의 바람을 타고 옴니채널 등과 결합하는 상황에서, 애플페이가 동맹군 확보를 통해 유일한 불안요소를 걷어낸 장면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