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논란이 여전하다. 한때 치열하게 끓어오르던 분노의 목소리가 잦아들며 수습국면으로 접어드는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새로운 문제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노린 불법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는 한편, 통신사는 선보상제 및 멤버십 혜택 축소로 실질적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결국 호갱님만 양산되고 있다.

▲ 이미화 기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직후 잠깐 사라졌던 스마트폰 불법 마케팅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이폰6 대란과 같은 강렬한 한 방은 없지만, 음지에서 진행되는 불법 마케팅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소위 떴다방 형태로 오가는 불법 마케팅은 문자와 전화, 모바일 메신저를 무대로 전방위적 확산일로다. 여기에 페이백 등 기존의 불법 마케팅이 부활하며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속속 성공담과 경험담이 올라오는 실정이다.

과장광고도 심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조금 공시제도를 무시하고 '기기값 0원'이라는 광고 문자도 꾸준히 퍼지고 있으며 단통법이 부정하는 개별계약을 종용하는 알림판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통신사들은 일제히 결합상품 및 제휴 서비스를 줄줄이 축소하고 나섰다. 업계 1위 SK텔레콤은 기존 VIP, GOLD 등급 고객에게 제공하던 무한멤버십(포인트 무제한 제공) 혜택을 연말을 기점으로 종료한다고 공지했으며, 실버등급 1만포인트 추가 제공도 함께 없앤다는 방침이다. 기존 고객에 대한 무한멤버십을 유지할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으나 사실상 이를 활용하는 이용자는 통신사를 옮기기 어렵기 때문에, 제휴 서비스 범위를 축소하고 기존 가입자 유치에만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도 IPTV 멤버십 결제 비중을 50%에서 20%로 낮춘다는 발표다. 당초 100% '별'로 유로 콘텐츠를 볼 수 있었으나 KT는 이를 50%로 낮춘 바 있으며, 이제 그 비중을 20%로 줄이겠다는 뜻이다. VOD 매출 극대화 전략의 일부분으로 여겨진다. LG유플러스도 일반-실버-골드-VIP로 구성된 기존의 4단계 멤버십 등급을 내년부터는 일반-실버-골드-다이아몬드-VIP-VVIP 6단계로 세분화시켜 디테일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통신3사는 이용자 혜택을 줄이고 기존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서비스만 추구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통신사의 선보상 마케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스마트폰을 통신사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미리 보상을 받게 해주는 선보상 마케팅은 사실상 조삼모사라는 비판을 받으며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선보상 기간을 18개월이라는 애매한 기간으로 설정해 이용자가 울며 겨자먹기로 통신사에 새로 가입하거나, 중고 스마트폰이 반납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꼼수'다.

이처럼 단통법 이후 불법 마케팅이 판치며 통신사의 꼼수가 활발해지는 사이, 일반 고객들은 비싸진 스마트폰 가격과 불법-합법 꼼수 마케팅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