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갑(甲)질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막강한 플랫폼 장악력을 바탕으로 ‘가진 자’의 여유를 마음껏 뽐내는 분위기다. 현재 구글은 국내에서 규제완화를 지적하며 사업의 외연을 확장할 여지를 달라는 입장이지만, 먼저 구글의 갑질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뉴스 검색 제휴 중단과 러시아 기술인력 철수를 단순한 갑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여기에도 칼자루를 가진 자만 부릴 수 있는 힘의 논리가 개입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론이다.

지난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의원 주최로 열린 ‘규제 일변도의 인터넷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이재현 구글코리아 실장은 과도한 인터넷 규제를 걷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규제를 걷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구글도 자체적인 상생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구글의 갑질은 오래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환불 규정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을 받았으며, 온라인 광고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판매목표를 강제로 정해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만 ‘세계표준’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인센티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물론 과도한 수수료 및 강압적인 월권논란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자체 앱 스토어를 장착했다는 이유로 아마존 앱을 삭제하는 초강수를 단행해 업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기업의 마케팅에 대한 소소한 간섭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총체적 난국이다.

구글의 끝 모르는 갑질은 구글플레이를 비롯해 강력한 포털 인프라, 유튜브를 활용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광범위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구글이 사실상 독과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자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국내의 경우 모바일 운영체제에 국한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다양한 모바일 생태계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요소로 꼽힌다.

구글의 플레이스토어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개발자들의 공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은 국내 개발자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2012년 8월부터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해 2017년 2686억9200만건의 다운로드가 예상될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이에 힘입어 2013년 국내 앱스토어 점유율은 구글플레이가 49.1%에 달하는 실정이다.

성장의 자양분을 제공한 국내시장에 구글이 칼을 꽂는 것은 아닐까. 곰곰히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