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초슬림’이란 결국 뛰어난 기술력을 의미하기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얇게 만드는 중이다. 최근에는 ‘IT후발주자’ 중국 업계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 ‘가장 얇은 스마트폰’ 기록도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제품이 6mm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중국 업체들은 4mm대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가장 얇은 스마트폰은 중국 업체 오포(OPPO)가 만든 R5로 4.85mm에 불과했다. 이전 기록인 지오니 S5.1의 5.1mm보다 0.3mm 얇아진 것이다.

그런데 이 기록도 깨져버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비보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출시한 X5 맥스가 3.98mm이기 때문이다. 이제 3mm대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업계는 이 기록이 다시 깨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출처=비보

X5 맥스는 프리미엄 모델은 아니지만, 비교적 고급 사양의 제품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1.7GHz 퀄컴 스냅드래곤615, 디스플레이는 5.5인치 풀HD를 장착했다. 또 2GB 램, 1300만 화소 후면카메라, 500만화소 전면카메라, 2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한편, 애플과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두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최근 발표한 아이패드 에어2의 두께를 6.1mm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태블릿PC 중 가장 얇은 두께다. 국내에서 대란을 일으켰던 아이폰6는 6.9mm로 역대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얇다. X5 맥스보다는 약 2mm나 두껍지만 지속적으로 두께가 줄어들고 있기는 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최신 기종의 두께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중국에서 출시했으며 삼성전자의 ‘전략폰’으로 평가받고 있는 갤럭시A5와 A3는 각각 6.7mm, 6.9mm 두께로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얇다. 아울러 조만간 공식 발표 예정인 갤럭시A7의 경우 두께가 6.3m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두께가 극단적으로 얇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사용자들은 두께가 너무 얇으면 오히려 사용하는 데 불편할 수 있으며 이른바 ‘밴드게이트’와 같은 내구성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스마트폰 두께를 과도하게 줄이면 몇몇 제약이 발생한다. 스마트폰이 얇아질수록 현재 기술력으로는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는 어려워진다. 실제로 중국의 5mm 이하 제품은 배터리 용량이 2000mAh에 불과하다. 심지어 SD카드 슬롯이나 3.5mm 이어폰 단자를 넣지 못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부분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해외 IT매체는 11일(현지시각) 갈수록 얇아지는 두께에 대한 사용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2602명의 참여자들은 두께가 5mm 이하인 스마트폰의 구매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총 954명이 “그렇다”로 36.66%를 차지했고, 나머지 63.34%를 차지한 1648명이 “아니오”에 응답했다. 두께가 얇다고 소비자의 선택이 보장된 건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