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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정의 미래탐험] 드론이 새로운 사업 플랫폼으로 탄생할 수 있다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  2040ironman@gmail.com  |  승인 2014.12.17  14:07:56

얼마 전 해외토픽에서 대한민국을 거론하며 전파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블루투스 셀카봉을 불법 단속한다는 가십성 기사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세상이 급속히 변하는 것에 비해 법규나 관행은 요지부동한 단면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셀카봉은 사실은 고프로(GoPro)라는 카메라 기업의 아이디어에서 온 것이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해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유명한 카메라 업체들이 비즈니스 터전을 잃고 비실비실할 때 혜성처럼 카메라 시장을 석권하고 나선 기업이 바로 고프로다.

   
 

고프로의 창업자 니콜라스 우드만은 “우리는 카메라의 다양한 활용법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다소 투박해 보이는 HD 카메라와 함께 다양한 액세서리와 마운트 그리고 사진 및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제품이 제공하는 마운트들은 스포츠 활동을 영상으로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들이다. 스키, 보딩, 요트, 사이클링, 오토바이, 서핑, 사냥, 등산, 골프, 행글라이더 등 스포츠 활동은 물론이고, 심지어 음악가들의 연주활동까지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셀카 사진과 동영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카메라 마운트들을 개발했다. 군인이나 소방관 또는 석유탐사원 등 역동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스포츠 마니아들이 이 원격조작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들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입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셀카 문화가 처음에는 특수 취미활동 중심으로 전파되더니 급기야는 대중 속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고프로의 매출액이 2013년도에 10억달러를 넘겼으며 2014년도 초에는 ‘패스트 컴패니(Fast Company)’란 잡지사가 고프로를 ‘세계 50대 혁신기업’의 하나로 선정할 만큼 강력한 사업영역을 구축했다.

드론은 셀카 문화의 첨병이다

소비재 시장의 큰 흐름을 만드는 위대한 혁신은 대개는 선도 기업이 앞장서서 혁신을 주도해 나간다. 검색 기술에서는 구글, 소셜네트워킹에서는 페이스북, 디지털 음악은 애플, 전자상거래는 아마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고프로가 새로운 셀카 문화를 이끌어 가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프로 카메라를 드론에 매달도록 설계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프로는 이제 하늘을 나는 로봇 드론에 얹혀서 셀카 동영상을 찍는 장비가 됐다.

드론은 하늘을 자유자재로 비행할 수 있으므로 카메라를 매달면 역동감 있는 항공촬영이 가능하다. 특히, 근접으로 다양한 각도의 촬영이 자유로워 기존에 헬기촬영으로는 도저히 구사할 수 없었던 촬영 각도를 연출할 수 있다. 드론과 피사체 간 일정 거리 안에서 통신으로 조종할 수 있으며, 카메라 초점에 항상 피사체를 향하도록 추적촬영도 가능하므로 드론에 카메라만 매달면 항공촬영기사를 대신할 수 있다. 드론 제작업체들은 앞다투어 고프로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하고 카메라의 흔들림도 방지하는 자율조정 장치도 개발했다. 이제 민수용 드론은 기술적으로 항공촬영 시장을 확실히 대체했다고 할 수 있다. 카메라 2대를 달면 해상도 2cm로 정밀한 입체지도도 작성할 수 있다고 한다. 드론의 경로를 미리 지정해 주면 GPS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다니면서 목표지점들을 촬영할 수도 있다.

지금은 원격 조정하는 무인항공기를 모두 드론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군사용어로는 고도 7.6km에서 40시간 동안 정찰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프레데터(Predator)를 지칭한다. 프레데터는 전천후 레이더를 장착하고 목표물을 정밀 촬영하여 지상군에게 제공하는 정찰 임무와 함께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공대지 미사일 헬파이어를 적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상공의 프레데터는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크리치(Creech) 공군기지에서 위성통신을 통해 원격조종하고 있다. 사람이 탄 유인정찰기는 조종사가 피로를 느껴서 장시간 연속 비행을 할 수 없지만 프레데터는 16~20시간씩 공중에서 무인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서 다른 전투기와는 차원이 다른 전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드론 전쟁은 비디오 게임 전쟁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군대를 직접 전쟁터에 투입되지 않고 전투를 치를 수 있기 때문에 미군은 정치적 부담이 없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예멘, 소말리아, 리비아 등에서 드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무장한 드론을 전투에 투입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논란 점은 표적사살, 즉 암살이다. 전쟁터에서 전투병을 표적 사살하는 일은 합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인권법에 의하면 공권력이 사람을 사살할 수 있는 권리는 위험에 처한 다른 생명을 구하고자 할 때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아무리 적군이라도 암살은 불법이다. 그뿐만 아니라 드론은 정밀 포격하기 때문에 민간인은 해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지만, 그간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파키스탄에서만 400내지 950명의 민간인들이 드론의 포격으로 사망한 점에 미루어 보면 말이 정밀 폭격이지 50%의 확률로 폭격을 진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보유한 드론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13년대 초를 기준으로 7만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X8, 3D 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드론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젠 드론이 전쟁터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비가 되었다. 전통적인 비행체의 모습과는 달리 4, 6, 8개의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드론들이다. 각종 드론이 온라인이나 장난감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민수용 드론도 사생활 침범이나 항공법 위반 등 다양한 문제점으로 논란이 많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전문가들에서 마니아층에 이르기까지 드론이 널리 퍼지고 있으며 드론을 제작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 분야는 항공촬영 분야다. 드론에 소형 카메라부터 방송용 카메라까지 다양한 카메라를 싣고 항공촬영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화면이 훨씬 더 풍부해지고 상세해졌다.

대형 제작사들은 영화제작용 카메라를 실어 나를 수 있는 고급 드론을 장만하여 장편영화촬영에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 대에 3만달러 정도 하지만 헬기를 이용한 촬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역동적인 저공촬영이 가능해서 인기가 높다. 영화 제작사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드론을 이용한 사업영역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 예로 아마존이 택배 물건을 드론으로 배달하겠다는 구상을 실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글은 드론을 이용한 정밀지도 제작을 이미 착수했다. 스페이스 X사는 자사의 우주선 발사 장면을 드론을 이용해서 촬영하고 있다. 미국 농업회사들도 정밀농업을 위한 데이터 수집에 드론을 이미 활용하고 있다. 경찰대는 범인 추적이나 구난 작업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 업자들은 항공촬영을 통해 택지의 가치를 판단하고 개발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측량, 교통감시, 뉴스탐사, 환경조사, 풍력발전기 등 에너지 설비 점검, 송전선 점검, 위험설비점검, 재난지역 조사, 가축관리, 삼림관리, 관광안내, 심부름 산업에 이르기까지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아이디어에 따라선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네거티브 방식의 항공법 개정이 필요하다

드론은 우리나라의 항공법 제2조 29항에 의하면 ‘초경량 비행 장치’에 해당한다. 동법 제23조에 의하면 ‘초경량 비행 장치는 국토교통부에 신고하고 신고번호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항공기 대여업, 비행장치 사용사업, 레저스포츠 사업으로 제한되어 있다. 여기서 비행장치 사용사업이란 농약 살포, 사진촬영을 포함한다. 따라서 법률에 적시되지 않은 사업을 하려면 일일이 개별적으로 특별허가를 받아야 사업이 가능하다. 국내법이 이렇게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지정하고 있는 데 반해서 더욱 창의적인 드론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만을 법률로 적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법률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연방항공당국은 25kg 이하의 소형 드론에 적용할 규정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 크기라면 오늘날 시장에서 거론되는 대부분의 드론 용도는 모두 포함할 수 있을 정도다. 미국 업계의 전망으로는 2015년 하반기에 드론 안전법이 미국에서 맨 먼저 채택되는 것을 기대한다. 앞으로 드론의 합법적인 운항범위나 형식이 정해지면 드론 산업은 또 다른 혁신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어 다양한 사업영역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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