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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의 10개월, '선택과 집중' 포스코 더 단단해졌다연구투자는 대폭 늘리고 몸집은 가볍게 '담금질 경영' 마무리
   
▲ 권오준 회장. 출처= 포스코

문어발식 확장과 선단식 경영이 글로벌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대기업들이 본업 강화와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결론은 선택과 집중, 주력사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담금질하고 있는 것.

이 같은 흐름을 앞서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공급과잉의 글로벌 철강산업에 새로운 무기로 대응하고 있는 포스코의 이야기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0개월을 그렇게 ‘담금질 경영’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권오준의 포스코’가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철강 시장이 심각한 공급과잉을 겪으며 포스코가 자랑하는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습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강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와 조직구조를 쇄신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로 거듭나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 위대한 포스코’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권 회장이 지난 3월 14일 취임하며 내뱉은 일성이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이래 철강 본업 집중 및 메가 성장기반 구축,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조정, 재무구조 건전화를 골자로 하는 신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신 경영전략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2016년까지 현금창출 능력(EBITDA) 8조5000억원과 신용등급 A등급 회복을 통해 글로벌 톱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려 한다. 동시에 원천소재와 청정에너지, 2대 영역에서 메가 성장엔진을 육성할 계획이다.

내실과 성장이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새로운 비전 ‘포스코 더 그레이트’ 달성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한다는 것이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4월 솔루션마케팅의 일환으로 방문한 삼성중공업 본관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으로부터 LNG운반선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포스코

‘솔루션 마케팅 철강에 유통 개념을 불어넣다
먼저 포스코는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철강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권 회장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솔루션마케팅이란 고객에 대한 기술지원과 영업지원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공급, 고객의 가치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산업·시장 분석, 솔루션 개발·관리, 솔루션 출시·홍보, 판매 가속화 지원, 고객관계 관리강화 등 5단계로 진행된다.

포스코의 솔루션마케팅 연계 판매량은 올 1분기 21만톤, 2분기 25만톤, 3분기 40만톤을 기록하며 연간판매량 100만톤을 가볍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해양, 에너지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양호한 7대 전략산업을 선정해 자동차강판, 에너지강재 등 일반제품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권 회장은 지난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한일재계회의에서 주요 고객사인 우치야마다 타케시 토요타자동차 회장을 만나 ‘포스코 제품을 많이 사달라’며 직접 해외 완성차업체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지난 2009년 10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토요타 본사에서 ‘기술전시회(POSCO Tech Day)’를 개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해외 수요처를 상대로 공급선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권 회장은 그 무렵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전략 패러다임을 바꾸고,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며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내부 효율성 증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올해 처음으로 연간 자동차강판 판매량 800만톤을 초과한 816만톤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1년 700만톤 판매를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이 적용된 대용량 실증플랜트 설비가 지난 8월 1일 포스코플랜텍 포항공장에서 아르헨티나의 카우차리 염호로 출발하고 있다. 출처= 포스코

철강·소재·에너지, 3각 날개로 선택과 집중
포스코는 철강, 소재, 에너지를 중심사업으로 원천소재와 청정에너지를 신규 메가 성장엔진으로 내세웠다.

최근에는 원천소재 분야 중 하나인 리튬 사업을 위해 아르헨티나에 파일럿 플랜트를 착공했다. 이를 통해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 상용화를 한발 더 앞당기게 됐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최단 8시간, 길어도 1개월 내에 화학반응을 통한 리튬 추출이 가능하다. 리튬 회수율 역시 종전 30%에서 80% 이상 획기적으로 늘었다.

포스코그룹이 올해 투자 규모는 절반으로 줄이고 연구개발(R&D) 비용은 대폭 늘린 것도 내실과 기술력 강화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일 포스코그룹 12개사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설비투자 및 R&D 투자가 총 3조71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4.2% 급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비투자와 관련한 유형자산 취득액이 3조1056억원으로 49.6%나 줄었지만, R&D 투자는 6103억원으로 오히려 22% 증가해 포스코가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는 늦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포스코의 투자는 3조29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조849억원, 38.7%나 줄었다. 반면, R&D 투자는 5245억원으로 20.7%나 늘어 권 회장이 강조한 ‘기술의 포스코’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권오준 회장. 출처= 포스코

재무 획기적 개선, 글로벌 철강 나래 편다
포스코는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신용등급 회복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5월 기업설명회(IR)에서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핵심사업 정리, 재무구조 개선, 지배구조 및 경영 효율화 등 3대 추진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광양 LNG터미널의 지분 일부와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유통사업 부문은 매각을 완료했다.

향후 철강 유통·가공 사업군은 포스코P&S가 맡으며, B2B서비스 사업군은 포스메이트가 책임진다. 구조 재편안에 따라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AST 지분 100%와 포스코TMC 지분 34.2%를 포스코P&S에 현물출자했고, 소모성자재(MRO) 구매 대행사인 엔투비 지분 32.2%는 포스메이트에 현물출자를 완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가 3개 자회사를 손회사로 편입시킨 것은 포스코P&S와 포스메이트 같이 전문성 있는 중간 지주회사가 사업성격이 유사한 손회사를 통합관리해 업무중복을 막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포스코는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해 자회사의 유사·중복 사업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재무적 건전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내수시장은 이미 정체상태이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좋든 싫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주력사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기술력을 강화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재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권오준 회장과 포스코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규복 기자  |  kblee341@econovill.com  |  승인 2014.12.10  14: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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