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플랫폼 전쟁(애플)
올신얼라이언스와 OIC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었다면, 애플은 독자노선을 걸으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2007년 스마트 시대를 열었다는 자부심과 애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강화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다'로 정의할 수 있다.

이미 애플은 iOS를 바탕으로 적절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비콘을 비롯한 다양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해 애플워치와 같은 야심작을 발표하고 있으며 결제 시스템 및 기타 가시적인 성과들을 통해 자신만의 사물인터넷 전략을 시장에 주입하고 있다. 내년을 기점으로 애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쟁(구글)
제일 중요한 이름이 나왔다. 구글은 사물인터넷 플랫폼 쟁탈전에서 가장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 10월 2일, 구글은 인터넷이 연결된 웹으로 스마트 기기들이 연결되는 '피지컬 웹(Physical Web)'을 공개했다. 아직 정식버전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구글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진다.

구글은 피지컬 웹을 소개하며 저전력 블루투스(BLE)로 독자적인 URL을 주변의 자동판매기나 버스 정류소 등에 할당해 사용자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제품을 사거나 버스운행 시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웹'이다.

앱 시대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예언은 종종 등장한 적이 있다. 하지만 구글이 피지컬 웹으로 보여주는 그들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마치 올신얼라이언스와 OIC를 비웃는 것 같다. 구글은 웹에서 앱으로 향하는 기술적 진보를 기정사실로 여기며 이러한 규칙에서 '호환성'을 연구하던 올신얼라이언스와 OIC를 완벽하게 부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글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웹'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마치 워터파크 구조사들이 "수영장에서 깊은곳에 빠지면 위험하니까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 다양한 구조장비를 마련하자. 아예 표준을 정하자"라며 숙덕이는 사이에, 사고를 예방하고자 워터파크의 물을 빼버리는 원시적인 방법을 들이대는 격이다.

그러나 약간 다른면은 있다. 구글이 사물인터넷 플랫폼에서 웹을 들고나온 것은 무식하고 생각없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세계 웹 시장을 선도하고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 누구인가? 심지어 아직 굴복하지 않은 자들을 공략하며 무시무시한 힘을 자랑하는 기업이 누구인가? 구글이다.

어차피 사물인터넷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서 올신얼라이언스의 올조인은 와이파이 기반의 기술을 확립했고, OIC도 방법은 비슷하다. 심지어 애플도 건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인 '웹'에 접근하기 보다 '연결'에 방점을 찍은 두 진영의 뒷통수를 치려면 전투장소를 옮길 필요가 있다.

안드로이드가 사물인터넷 플랫폼 표준이 되기에는 늦은 상황에서 구글이 택한 방법은 홈그라운드인 '웹'으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끌어오는 것이 최선이다. 앱 기반을 버리고 웹을 택한다. 다만 통신은 현재 '대세'인 저전력 블루투스가 맡는다.

그러나 구글의 전략이 치킨게임으로 번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단 구글은 자신들의 '판 깨기'를 통해 다른 사업자를 유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동맹군을 끌어모으던 방식과 비슷하게, 사물인터넷 플랫폼 정국에서 구글은 '친구'를 포섭하며 생태계의 정상에 서고자 할 것이다. 물론 스마트 생태계-안드로이드 이후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동맹같은 '형제이자 적'이 등장하면 곤란하겠지만. 만약 사물인터넷 플랫폼 정국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원 2.0을 시작하면 구글 전략의 총체적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합종연횡, 배신의 계절이 올까?
올신얼라이언스와 OIC, 애플, 구글과 별개로 제조사와 통신사, 통신사와 통신사, 제조사와 제조사는 물론 스마트카의 프로토 모델인 커넥티드카를 연결고리로 삼아 통신사-자동차 회사라는 조합도 사물인터넷 플랫폼 주도권 다툼의 주요 변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진영구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차피 모두의 목표는 단 하나, '표준'이다.

사물인터넷은 뇌관이자 기회다. 연결과 자동에 기반을 둔 스마트한 활용은 사용하기에 따라 진정한 스마트홈을 창조할 수 있지만, 때에 따라 한 국가를 순식간에 괴멸로 몰아넣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연결은 도미노를 의미하지 않는가. 그리고 지금, 그 연결의 '시작'을 잡으려는 자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항해 시대, 아니 대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