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 사물인터넷 기반의 인터넷 연결기기(Connected Things)는 올해보다 증가한 49억대에 이를 전망이며, 2020년에는 250억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 부사장 겸 최고 애널리스트인 짐 툴리(Jim Tully)는 “사물인터넷은 비즈니스 변혁의 주요 동력으로 모든 산업과 사회 분야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으로 확산된 디지털화는 기존 기업들에게 위협적이겠지만, 결국 모두가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것’을 바꿀 전망이다. 연결을 기점으로 모든 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이 창조적인 기술은 우리가 지금까지 막연하게 상상하던 미래지향적 기술의 정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속도’와 그 이상의 ‘서비스’다.

 

기가인터넷은 시대의 흐름

인류는 ‘말(馬)’이라는 생물을 만나면서 물리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사고의 속도를 촉진시켰으며, 이는 결국 인류의 역사를 바꿨다. 속도는 그 자체로 기술의 발전을 의미하며,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진보를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인터넷 속도’는 ‘말’과 닮아있다. 정보통신기술(ICT)로 조성된 초연결 시대에서 인터넷 속도야말로 모든 인프라의 발전을 견인하는 촉매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KT가 서비스를 시작한 기가인터넷은 빨라지는 인터넷 속도의 ‘결정판’이다. 현재 100Mbps급 인터넷보다 최대 10배 빠른 기가급 인터넷 속도를 지원하는 기가인터넷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정치 및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동시다발적으로 일으킨다. 하지만 KT의 기가인터넷 개념을 단순히 ‘빠른 속도’에만 가두면 곤란하다. KT가 꿈꾸는 기가인터넷 시대는 빠른 인터넷 속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결론적으로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변화시키겠다는 일종의 패러다임이다.

 

시대는 달라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초연결사회로 접어들며 네트워크의 개념도 변하고 있다. 단순한 연결에서 벗어나 융합에 기반을 둔 미래 네트워크 전략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ICT 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은 이러한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틈을 노려 글로벌 ICT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외국의 노력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교육 및 인력, 에너지, 수송, 첨단제조업, 공공안전, 의료 등 기가인터넷 킬러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터넷 속도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정부가 직접 기가인터넷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한편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구글 및 지역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의 기가인터넷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이를 기점으로 AT&T, 타임워너 등 대형 ISP간의 기가인터넷 확산을 이끌어 내고 있다.

초연결시대가 시대의 화두로 부상하며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이제 기가인터넷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렸다. 2018년 글로벌 무선 트래픽은 2000년 한해 생성된 유무선 트래픽의 190배에 달하는 190엑사바이트(EB)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8년 대한민국의 무선 트래픽은 월 611페타바이트(PB)로 2013년 월 55PB에 비해 11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 트래픽도 동기간 월 2765PB에서 5222PB로 1.9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트리밍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며 UHD 콘텐츠 및 ‘무거운 데이터’ 이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 시대 자체가 고도화의 성격을 가지며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한편, 데이터 폭증에 따른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다시 다양한 서비스가 창출되는 영원한 순환고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가인터넷’이다.

▲ 출처=KT

 

KT가 기가토피아를 꿈꾸는 이유

KT는 기가인터넷 발전에 따른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통해 가상현실을 아우르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져 결론적으로 교육, 의료, 에너지 등 ‘융합서비스’가 시대적 요구라는 점을 간파했다. 이에 지난 5월 CEO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가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기가플랫폼을 통해 5대 미래융합서비스(스마트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미디어, 지능형 교통관제, 헬스케어)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기가토피아를 미래 비전으로 발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KT가 기가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속도를 넘어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천명했다는 점이다. 기가인터넷이 활성화되면 홀로그램, 4D 등 새로운 서비스를 바탕으로 미래형 교육, 의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생활의 효율성과 편의성이 크게 늘어난다. 최근 UHD, 3D TV 등 고화질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하는 실감형 방송 서비스 등 차세대 미디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가인터넷은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의 안정성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단적인 사례가 올해 1월, KT가 세계 최초로 K-POP 홀로그램 상설 전용공연장 ‘K-Live’(케이라이브)를 구축해 한류 스타의 공연을 홀로그램으로 지원한 것이다. 기가인터넷, 기가토피아의 개념으로 구현할 수 있는 ICT 기술의 결정판이다. 게다가 이러한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향후 스포츠 경기장 내외부 스크린, 스포츠 경기 중계에 홀로그램이나 다초점 화면을 적용한 실감형 스포츠 서비스도 등장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서비스들은 향후 기가인터넷을 통해 폭발적인 확산성을 보여줄 것이다.

기가인터넷은 시공간의 제약을 파괴하며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창조할 수 있다. KT의 ‘기가 아일랜드’인 임자도가 대표적이다. KT는 2014년 10월 임자도에 화상교육, 원격의료, 스마트농업 등 기가인터넷 기반 융합 솔루션을 적용했다. 외로운 도서낙도에 기가인터넷에 기반을 둔 사물인터넷의 바람이 불어온 셈이다. KT는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임자도의 아이들에게 사물인터넷 창의교육을 실시하는 등 교육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KT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로서 기가인터넷 세상을 평창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며, 스마트 의료 분야에 방점을 찍은 특화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단순 모니터링에 그치던 지능형 사회 시스템을 기가인터넷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사회 시스템을 실시간 및 지능형 서비스로 변화시키면 도시 운영 효율화 및 주민 편익의 측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이에 KT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지능형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세종시 등 국내 7개의 도시와 핀란드 등 해외 4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소요되는 에너지 사용량의 15%를 절감하는 등 반응은 폭발적이다. KT는 기가인터넷에 기반을 둔 스마트 그리드의 엄청난 잠재력을 몸소 보여줬다.

12일 KT는 대한민국 ICT의 성지나 다름없는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대한민국 인터넷 상용화 20주년을 기념하고 인터넷의 영향력을 재조명하는 <투 베터 라이프스타일 위드 인터넷(To Better Lifestyle with internet)>을 발간했다. 코넷부터 기가인터넷까지 아우르는 인터넷 역사를 총 망라한 셈이다.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를 주도한 KT만이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다. 물론 책은 끝이 있지만, KT의 가능성은 아직 ‘여백’이다. 당연하지만, 여백을 채우는 것은 기가인터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