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심각한 재정 불안정에 직면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급락을 거듭한 루블화 등의 원인으로 러시아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았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지난 7일(현지시각)는 보도를 통해 러시아 중앙은행의 이번 경고는 전날 루블화의 큰 폭의 변동이 있고 난 후 발표됐으며 최근 루블화의 가치는 8% 떨어졌고 지난 11년간 가장 큰 낙하였다고 전했다.

이는 6월 중순 이후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유가의 25% 하락,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와 서방 자본시장에서 러시아 대기업들이 내쫓기는 등의 경제 제재가 원인이라 하겠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발표를 통해 며칠간 달러에 대한 요구가 절실했으며 이는 재정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를 부양하기 위해 외환 거래에 개입할 적극적 의지 또한 드러냈다.

지난 5일 루블화는 4% 가치 하락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상 처음으로 유로당 60루블을 돌파하며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었다. 중앙은행이 경기부양 조치를 예고한 뒤에 러시아 통화는 달러 대비 2% 이상 상승하며 손실을 줄이는가 싶더니 다시 하락했다.

FT는 러시아인들이 2008-9년과 1998년 러시아 전체를 흔들었던 경제 위기를 떠올리며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루블화의 추락이 계속된다면 견고한 듯 보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 번지는 수많은 루머와 환율 압박으로 러시아 국민은 달러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크레디트 유로 은행에는 점심시간 외환이나 달러를 사려는 고객들이 줄을 선다. 지점 매니저가 루블화 계좌를 열라고 설득하지만 아랑곳 없다. 다른 중소형 은행들도 달러를 사려는 고객에게 최소 하루 전 주문하라고 요구할 정도다.

모스크바 증권시장도 거대한 압박 하에 놓였다. 달러 기준 RTS 증권 지수는 2009년 이래 최하 수준인 1000 포인트 이하를 가리켰다. 아울러 10년 만기 러시아 국채 금리는 200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국채의 부도 위험 수준도 286 베이시스포인트 올랐다.

루블화의 추락으로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의 외채상환도 걱정스럽다. 올해 말까지 러시아 기업과 은행이 갚아야 할 외채가 각각 약 300억달러, 100억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