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Wall Street)의 전설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Jim Rogers)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본지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미국 셰일가스 골드러시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1969년 창업한 이래 로저스는 수많은 장단기 예측을 시장에 내놨다. 퀀텀펀드의 수익률이 4200%라는 경이적인 기록 외에도 1990년대에 이미 약 20년 후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을 정확히 예측한 그였다.

셰일가스 특수가 미국뿐 아니라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의 조선·철강 업계에도 잔뜩 기대감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연일 언론이 기적이라고 치켜세우는 현재의 셰일가스 러시를 그는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로저스는 셰일가스 붐과 유가 하락의 추이에 대해 “셰일가스를 생산해내는 셰일가스 정(well)은 덜 생산적이고 수명이 짧다”고 언급하며, “셰일가스 러시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방지나 원자력에 대한 거부감 등 오늘날 전 세계가 공감하는 범지구적 당위론을 떠나 투자전문가의 철저한 경제 논리에 의한 대답이다.

셰일가스는 최근 알려진 것과는 달리 재래 천연가스 추출 방법과 비교했을 때도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추출하는 데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반면, 실제로 수명이 길지 못하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충고했다. 셰일가스는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셰일가스 붐이나 그에 따른 유가 하락 등의 영향은 크지도 않겠지만 몇 년 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미국 중간선거의 공화당 승리에 따른 미국 경제정책 변화에 대한 질문에 “공화당-의회와 민주당-백악관 구도가 현재 미국의 경제정책을 크게 변화시키지도 않을 것이고 또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지도 않을 것”이라 전제하고, “역시 글로벌 경제도 중간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강달러 엔저 현상에 대한 질문에는 “향후 최소 1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최근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대책 등 지난 3년간의 미국,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려는 적절한 대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의 유력 매체인 이코노믹타임스에 출연한 짐 로저스는 현재의 유가하락은 OPEC이 셰일가스와의 경쟁 때문에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이라며 현재의 석유시장 상황이 조작에 가깝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