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주(破釜沈舟)’를 신년 화두로 내걸었던 SK그룹이 경인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경영 키워드로 변화와 혁신 등을 꼽았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실적 부진에 빠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계열사 사장들의 각오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의 대표 CEO 12명은 영문 키워드를 하나씩 선정해 올 한해를 정리하고 신년 각오를 다졌다. SK그룹 사보에 공개된 CEO들의 키워드는 올 한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공통된 평가가 담겼다.

앞서 최태원 SK회장은 올해 신년사로 파부침주를 제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세계로 나아가서 성공하고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답은 파부침주”라며 “새로운 트렌드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솥을 깨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CEO 키워드는 최 회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이자 스스로에 내리는 경영 평가라는 성격이 있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올 한해를 정의하는 키워드로 ‘변화(Change)’를 선정했다. 김 부회장은 “2010년 SK케미칼은 모든 면에서 드라마틱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거듭해왔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갖췄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강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지속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김신배 SK C&C 부회장과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각각 ‘창의력(Creative Innovation)’과 ‘혁신(Innovation)’을 뽑았다. 김 부회장은 “SK C&C 구성원들은 창의적인 제언을 쏟아냈고 거침없는 실행력은 매출과 영업 이익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SK루브리컨츠 분사에 이은 R&M과 화학CIC의 독립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이노베이션은 혁신적인 사업 구조 구축과 회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가장 드러내는 단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윤석경 SK건설 부회장은 ‘흐름(Flow)’을,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문화(Culture)’를 각각 선정했고, 박장석 SKC 사장은 ‘대약진(Quantum-jump)’, 황규호 SK해운 사장은 ‘자유(Freedom)’, 문덕규 SK E&S 사장은 ‘열린 소통(Open Communication)’, 이현승 SK증권 대표는 ‘모바일(Mobile)’을 올 해를 마무리하는 영문 키워드로 뽑았다.

그밖에 SUPEX, Mool-li, L.P.G.등 이색적인 단어를 선정해 눈길을 끈 CEO들도 있었다. ‘Super Excellent’라는 뜻의 SUPEX를 뽑은 박영호 SK주식회사 사장은 “SUPEX 추구를 통해 마음 경영, 문화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창규 SK네트워크 사장은 물리(Mool-li)를 제시했다. 스마트하게 일하면 어떤 일을 맡아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상훈 SK가스 사장은 L.P.G.를 제시하면서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새끼 사장(Little President)’이 돼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 할 것”을 당부했다.

쪽방촌 간 최지성 사장 “일자리 창출 빈민 구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빈민층 구제를 위해서는 제조업 활성화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지역 쪽방촌을 찾아 “독거노인 등을 위로하는 봉사활동을 펼친 후 이들이 쪽방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단적인 예로 예전처럼 단추 부착 작업 등 단순직종이라도 쪽방촌 거주민들에게 제공된다면 이 생활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멕시코에 삼성전자 현지공장을 지을 당시 주변은 모두 판자촌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판자촌이 벽돌집으로, 그리고 지금은 중산층 주거지로 변했다는 예를 들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삼성家 3세 여성 CEO 이부진 취임

“호텔 신라 글로벌 명문 기업 도약”… 성장과 혁신이 경영 기조

“호텔신라가 글로벌 명문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40) 호텔신라 신임 사장이 14일 공식 취임했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11시경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성장과 혁신을 경영 기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제17대 대표이사 취임에 앞서 그동안 애써준 호텔신라 전현직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서두를 열었다.

이어 “호텔신라가 글로벌 명문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성장과 혁신을 경영 기조로 삼아 임직원 여러분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이 사장이 경영 기조로 제시한 것은 바로 ‘성장’과 ‘혁신’이다. 이 사장이 항상 주장하던 방침으로 지금까지 관여해왔던 사업에도 일관되게 나타나 있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를 맡은 후 저수익 사업이었던 식음ㆍ연회 부문을 24개월 연속 업계 시장점유율 1위, 효율 1위로 끌어올리면서 사업 수완을 발휘해왔다.

“2020년 매출 30조 달성 두산重의 그랜드비전”

“2020년 매출 30조 원을 달성해 포춘(Fortune) 글로벌 300위권에 진입할 것입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예비 신입사원들과의 만남에서 이와같이 회사의 비전을 강조했다.

지난 13일 창원 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예비 신입사원들과의 만남에서 “(글로벌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두산중공업의 미래를 이끌 우수 인재로 성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신입사원들은 두산중공업의 해외 사업현황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글로벌 경쟁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올해 입사 예정인 신입사원과 부모 등 500여 명을 초청해 가진 ‘패밀리데이’에서 박 사장은 “자녀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워줘 감사하다”며 “‘사람이 미래다’라는 인재철학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갖춘 최고의 인재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차세대 패널 3D TV로 삼성 잡겠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내년 3분기 되면 결과 나올 것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셔터글라스 방식의 3D TV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깜빡거림과 화면 겹침 현상을 없애고 가격을 낮춘 필름편광 방식의 3D TV로 삼성전자의 아성을 뛰어넘어 시장을 점령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수 사장은 지난 15일 오후 중국 북경에서 열린 차세대 3D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인 ‘FPR(Flim-type Patterned Retarder : 필름편광 방식) 3D 신제품 발표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3D TV 시장 선점은 삼성전자가 했지만 마지막은 엔드유저(최종사용자)가 선택할 것”이라며 “최종 소비자는 우리의 편으로 내년 3분기가 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3D TV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이 깜빡거림 현상이라고 설명한 후, 필름편광 방식의 3D TV는 셔터글라스 방식의 3D TV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깜빡거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 3D TV 시장의 패러다임은 FPR 방식으로 전환, LG디스플레이가 셔터글라스 방식의 삼성전자를 누르고 시장을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권 사장은 내년도 글로벌 LCD TV 시장 규모를 2억5000만대 수준으로 잡고 이 가운데 10%(2500만대) 가량을 3D TV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3D TV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7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천리 새 회장 한준호

도시가스업체 삼천리는 한준호 부회장, 김경이 삼천리 ENG사장을 각각 신임 회장, 신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14일 밝혔다. 한준호 신임 회장은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중소기업청장,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한국전력사장 등을 역임한 에너지 및 자원개발 전문가다. 지난 2007년 삼천리 부회장으로 영입된 후 물 사업 등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김경이 신임 부회장은 삼천리에 약 30년간 근무한 삼천리 통(通)이다. 삼천리 부사장, 삼천리 ES사장 등을 역임했다. 삼천리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리=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