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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정국, 결국 양치기 소년은 통신사였나스마트폰 보조금 내릴 수 없다더니...
   
▲ 아이폰6 개통행사. 사진 - 박재성 기자

아이폰6가 국내에 출시되며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예약판매를 통해 단숨에 10만대가 팔리며 승승장구하더니 출시와 동시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가히 '아이폰6 매직'이 따로 없다. 그러나 아이폰6 돌풍을 통해 드러난 욕망과 탐욕의 이기심은 모두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2014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는 아이폰6를 구매하는 두 종류의 사람들을 알고있다. 하나는 지난달 31일 통신 3사의 떠들썩한 개통행사장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정식으로 아이폰6를 구매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식으로 개통되는 아이폰6를 손에 넣기위해 번거러운 예약판매와 현장의 피곤함을 감수하며 '정도'를 걸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여파로 스마트폰 보조금이 대폭 낮아진 상황에서도, 당연히 이를 감수해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었다. 1일 저녁과 2일 새벽, 서울 도처에서 벌어지는 아이폰6 대란의 현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6를 구매한 이들이다. 이들은 단통법을 비껴간 법의 사각지대에서 아이폰6를 저렴하게 구매하는데 성공했다. 쌀쌀한 늦가을, 화려한 개통행사의 밝은 조명이 아닌, 어둠속에 길게 늘어선 줄에 몸을 맡겼던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여기서 단통법에 다시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단통법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불법 보조금이 판을 쳤었다. 누구는 50만원에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했지만, 누구는 100만원이 넘는 돈으로 똑같은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했다. 당연히 불만이 폭주했고, 이를 인지한 국회가 정부와 협력해 부랴부랴 스마트폰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시하자는 것을 골자로 하는 단통법의 발의했다. 이 대목에서 불법 보조금에 소요되는 막대한 마케팅비를 걱정한 제조사와 통신사의 로비가 있었다는 신빙성 있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일단 표면적으로 단통법은 '투명한 유통구조'를 위해 등장했다. 그리고 이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물론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과 세월호 참사 특별법 논란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단통법은 그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막상 단통법이 시행되니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정부는 단통법의 시행으로 보조금 투명화에 따른 불필요한 출혈경쟁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은 괴상한 방식으로 이를 수용하고 말았다. 줄어든 마케팅 비용이 가계 통신비 인프라에 투입될 것이라고 믿었던 정부의 순진한 생각이 무시되며, 일제히 '평균적으로 낮은 보조금'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의 반발도 거세졌다. 어지러운 유통시장을 잡기는 커녕,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부와 국회가 다시 나섰다. 다만 둘의 대응은 자신이 처한 처지에 따라 약간 다르다. 일단 국회는 '단통법 책임론'이 자신들을 겨냥하지 못하도록 적절하게 거리를 두며 오히려 비난의 대열에 합류하는 교묘한 행보를 보여줬다. 다행히 국정감사라는 괜찮은 무대도 생겼다. 국회는 자신들이 전원일치로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단통법을 '도대체 왜 추진했냐'며 정부를, 행정부를 압박하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국회의 전략은 꽤 성공했다. 단통법 정국에서 국회를 탓하는 여론은 흐릿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등장한 단통법 개정안 논의도 큰 역할을 수행했다.

문제는 미래부와 방통위다. 이들은 생각했던 단통법의 순기능이 나타나지 않자 몹시 다급해졌다. 그렇게 여론의 십자포화가 쏟아지자 결국 고육지책으로 꺼낸 카드가 관치논란을 감수하고 통신사와 제조사를 압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제조사는 물론 통신사도 별 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통신사는 더 이상 스마트폰 보조금을 올릴 여력이 없다며 버티고 나섰다.

이 와중에 아이폰6 돌풍이 불어닥쳤다. 엄청난 인기다. 통신사는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개통행사를 통해 세를 불리고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킨 다음, 경쟁적으로 단가를 내렸다. LG유플러스의 아이폰6 가격 70만원대 책정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통신사는 갤럭시노트4를 비롯한 기존 스마트폰 보조금을 끌어 올리는 한편, 아이폰6의 보조금도 두둑하게 책정해 '통신 가입자'를 늘려갔다. 이 와중에 아이폰6 대란이 터진 것이다.

여기서 통신사의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아이폰6 출시 전만 하더라도 통신사는 제조사의 출고가를 운운하며 더 이상 보조금 여력이 없다고 버텨왔지만 아이폰6가 출시되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들은 당연하다는듯 대대적인 보조금을 시장에 푸는 한편, 불법까지 불사하며 '어두운 돈'을 풀었다.

결론적으로 아이폰6 대란이 보여주는 사실은 자명하다. 단통법의 심각한 폐혜 중 하나인 '전 국민 호갱님' 사태는 통신사가 돈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존 통신사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불법 보조금으로 사용된 그 돈은 정당한 마케팅, 아니면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서비스에 활용되었어야 한다. 그런데 불법 보조금을 풀 여력은 있어도 보조금은 물론,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여력도 없었다는 것이 지금까지 통신사가 밝힌 '해명'이다. 그것이 아주 극적으로 아이폰6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해명은 결국 변명이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것은 아이폰6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새벽에 줄을 선 사람들을 비판할 수 없다는 아주 당연한 논리와 함께, 결국 단통법 정국의 양치기 소년은 확실히 가려졌다는 점이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4.11.02  22: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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