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31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시중 자금 공급량을 10조~20조엔(약 96조~192조원)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책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추가 금융완화에 찬성하고 4명이 반대했다.

발표 뒤 기자회견을 가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추가 완화 이유에 대해 "단기적으로나마 물가 하락압력이 계속된다면 경제가 다시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며 "2년 안에 2% 물가상승률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언급했다.
 
BOJ의 이번 조치는 최근 위축된 일본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결정됐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리자 예상보다 소비가 크게 둔화됐고 경기 회복 속도 역시 느려졌다. 또한,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7.1% 감소하는 등 개선되지 않는 현재의 경제 상황 등으로 인해 이번 양적완화가 결정됐다.

일본은행은 "최근 소비세 인상 후의 수요 둔화와 원유가격의 대폭 하락이 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지금까지 착실히 진행돼온 디플레 마인드의 전환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며 "이러한 위험이 현재화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추가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BOJ는 1년간 사들이는 자산을 현재의 약 60조~70조엔(약 574.8조~670.6조원)에서 80조엔(약 767.2조원)으로 늘려 자금 공급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장기국채 연간 매입액은 현재의 약 50조엔(약 479.4조원)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고 상장투자신탁(ETF) 및 부동산투자신탁(REIT) 연간 매입액도 3조엔(약 28.7조원)과 900억엔(약 8620.5억원)으로 각각 늘릴 예정이다.

한편, 도쿄증시는 추가 금융완화 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83%(755.56포인트) 오른 1만6413.76에 거래를 마감했다. 닛케이주가는 장 중 한때 5%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같은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도 급락해 한때 달러당 111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6년 10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