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애플의 아이폰6가 국내에서 정식 출시됐다. 동시에 ‘국내 첫 아이폰6 개통’의 영광을 누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벌어졌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SK텔레콤의 아이폰6 개통행사장은 길게 늘어선 줄 대신 편안한 침대와 쇼파가 비치되어 있었다. ‘누워서 6 받기’ 행사 덕분이다. SK텔레콤은 아이폰6 시리즈를 구매하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을 위해 행사장 내부에 침대와 쇼파는 물론, 간단한 다과와 물까지 마련했다.

▲ 아이폰6 개통행사. 사진 - 박재성 기자

SK텔레콤의 1호 개통자는 유성빈(25세) 씨였다. 전날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30일 오후 4시 30분부터 개통행사를 기다렸다고 한다. 정식 개통행사가 31일 오전 8시에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16시간을 기다린 셈이다. 유 씨는 “사전예약에 사람이 너무 몰려 3차 예약을 하려고 했으나, 기다리는게 싫어 직접 행사장에 찾아왔다”며 “1호 개통자가 되어 기분은 좋지만, 얼떨떨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유 씨에게 아이폰6와 1년간 69요금제 무료이용권을 선물했다.

▲ SKT 1호 개통자 유성빈 씨. 사진 - 박재성 기자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개통행사를 진행한 KT는 사전예약한 고객 5만명 중 추첨을 통해 200명을 직접 초대했다. 이에 초대받은 200명의 사람들은 새벽부터 KT 올레스퀘어에 찾아와 전시된 아이폰6 시리즈를 직접 가동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KT의 1호 개통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채경진(41세) 씨였다. 2009년 3GS 시절부터 KT 아이폰을 사용했다는 그는 KT의 기기변경 혜택과 기가 와이파이 등이 마음에 들어 올레스퀘어에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채 씨는 아이폰6를 가장 먼저 받아보기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내고 30일 밤 10시부터 기다렸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 KT 1호 개통자 채경진 씨. 사진 - 이미화 기자

서울 서초직영점과 코엑스 직영점, 대구 통신골목직영점에서 아이폰6 개통행사를 연 LG유플러스도 흥행에 성공했다. 특이하게 걸그룹 태티서의 태연과 티파니, 서현까지 등장해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아이폰6 시리즈를 출시한 만큼, 개통행사에도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였다.

LG유플러스의 1호 개통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원경훈(41세) 씨였다. 아이폰5부터 애플의 제품을 썼다고 밝힌 원 씨는 첫 개통자가 되기 위해 29일부터 대기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원 씨는 애플이 아이폰6부터 음성 LTE인 VoLTE를 지원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처음 출시하는 LG유플러스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LG유플러스 개통현장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원 씨는 2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받았다.

다만 LG유플러스가 아이폰 초보자다운 실수를 저지른 대목은 아쉬웠다. 스마트폰 개통을 위해서는 전산시스템과 새 휴대폰 사이의 개통 정보를 교류하는 오버더에어(OTA)나 오버더엘티이(OTL) 기능이 구현돼야 한다. 그런데 LG유플러스는 주파수 문제로 3세대(3G)망이 없어 부득이하게 개통에 OTL을 이용한다. 다만 현재 LG유플러스가 OTL 기능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아이폰6에 탑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산으로 개통한 신호가 아이폰6로 전달되지 않았다. 덕분에 개통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약 30분 동안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