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아이폰은 국내에 스마트폰 쇼크를 안기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리고 2014년 10월, 아이폰6로 다시 돌아온 애플의 위력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6 시리즈의 국내 선주문 첫날 판매량이 1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노트4가 3만대였음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인기다. SK텔레콤은 단 2분만에 1만 명의 예약자가 집중됐으며 KT는 선주문 1분 만에 1만대를 모두 팔았다. LG유플러스도 20분만에 2만대 분량을 소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중복으로 예약판매를 걸어놓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허수는 존재하지만, 아이폰6 시리즈의 인기만큼은 허수가 아니다. 그 인기의 단면을 살펴보자.

LG유플러스, 빠르다
아이폰6 시리즈 열풍이 예고되자 사상 처음 아이폰6 시리즈를 유통시키는 LG유플러스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LG유플러스는 아이폰6 시리즈를 70만원대에 판매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여기에 중고폰 선보장 서비스 '제로폰'을 앞세워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만약 SK텔레콤이나 KT에 가입한 사람이 번호이동 전제를 통해 가입하면 기존기기 반납으로 20만원, 단말기 지원금 10만원을 받는다. 심지어 18개월이 지나 아이폰6를 반납하는 조건을 걸면 추가 20만원 할인이 더 들어간다. 약 10만원 내외로 아이폰6 시리즈를 구입하는 셈이다. 현재 SK텔레콤과 KT도 아이폰6 시리즈를 70만원대로 낮춰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단통법도 녹인다
아이폰6 시리즈가 돌풍을 예고하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여파로 얼어붙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일단 낮은 보조금 때문에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중저가 스마트폰, 알뜰폰은 물론 대거 아이폰6 시리즈에 몰리고 있다. '이왕 비싸게 사는거 아이폰6 시리즈를 사겠다'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이폰6 시리즈는 혁신으로 대표되는 자체 브랜드 네임이 탄탄하다. 단통법의 낮은 스마트폰 보조금이 이러한 브랜드 네임을 추구하는 기현상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그러자 통신사는 기타 전략 스마트폰 보조금을 대폭 올리고, 제조사는 출고가를 올리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노트4를 비롯해 갤럭시S 시리즈 모두 단통법 이후 요지부동이던 보조금이 아이폰6 시리즈 예약판매 돌풍 이후 일제히 올랐다. 심지어 아이폰6 시리즈는 중고가격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통신3사, "아이폰6 어서옵쇼"
31일 정식출시에 앞서 통신3사는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기획중이다. SK텔레콤은 31일 오전 8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1천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개통행사를 연다. 패션 디자이너가 제작한 특별 케이스를 증정하는 행사도 치룬다. 아이폰 유통의 원조인 KT는 31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고객 전원에게 10만원 상당의 선물과 경품을 제공하며 LG유플러스도 직영점과 코엑스 등지에서 고가의 TV를 경품으로 거는 한편, 걸그룹 사인회까지 동원한다.

대항마는?
아이폰6 시리즈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애플을 상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항마인 삼성전자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며 차분하게 반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롤리팝을 탑재할 예정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꾸준히 시장에 유통시키는 한편, 측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하드웨어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갤럭시노트 엣지를 29일부터 시장에 판매시킨다. 여기에 갤럭시노트4와 연동되어 올해 안에 국내에 출시예정인 기어VR도 비밀무기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