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리서치 조직인 ‘뉴로 네트워크’에서 출발한 시냅틱스(Synaptics)는 1995년 노트북에 탑재되는 터치패드를 소개하고, 2002년 나스닥 공개상장을 거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지문인식센서 기업 밸리디티를 인수하는 한편, 올해 10월에는 애플이 인수할 것으로 점쳐지던 드라이버IC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르네사스 SP를 인수해 업계에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현재 시냅틱스는 스마트폰 터치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PC용 터치패드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터치스크린 시장 1위 사업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으며 현재 1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 <포춘(Fortune)>은 시냅틱스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100대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29일 시냅틱스의 브렛 시웰(Bret Sewell) 마케팅 및 개발 담당 부사장이 한국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내의 삼성, LG 등과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TDDI(Touch and Display Driver Intergration)에 기반을 둔 스마트 디스플레이 기술 로드맵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함이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가 전통적인 데이터 표식기능에서 벗어나 스스로 지능을 가지고 통합적인 기능을 보유하게 만드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공식 기자회견 직전 시냅틱스의 브렛 시웰 부사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 출처= TEXT100

ER) 시냅틱스(Synaptics)의 간단한 소개와 현황을 소개해 달라.

시냅틱스는 지난 10년 간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아마존의 킨들 시리즈, 레노버의 노트북, HP 등 글로벌 제조업체에 터치스크린 및 터치 패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밸리디티와 르네사스 SP드라이버 인수를 완료하며 향후 본격적으로 터치와 드라이버를 통합한 TDDI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시냅틱스는 사용자 인증과 신원에 대한 인증 분야에 진출했으며 생체인식에도 관심이 많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의 제품에 시냅틱스의 지문인식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시냅틱스는 2015 회계연도 기준 1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1700명의 직원 중 70%는 아시아지역에 있다. 한국에도 100명이 근무하고 있다.

▲ 출처=시냅틱스

ER) 브렛 시웰 부사장 (자신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시냅틱스에서 마케팅 및 사업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물론 전략기획 및 인수합병도 진두지휘한다. 지금까지 주로 기술분야에서 활동했으며 반도체, 모바일, 무선사업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또 퀄컴에서 중역으로 근무한 바 있다. 아시아에서만 15년을 보냈으며 시냅틱스에 오기 전에는 4개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벤처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에 힘입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모색하는 임무를 주로 맡고 있다.

▲ 이미화 기자

ER) 최근 시냅틱스는 FIDO 얼라이언스(생체인식인증 국제협의회)에서의 활동과 밸리디티, 르네사스SP를 인수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터치기술’은 사람과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시냅틱스는 FIDO 얼라이언스를 통해 생체인식인증 기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FIDO 얼라이언스는 130개의 업체가 참여해 온라인 환경에서의 생체인신기술 표준을 정하기 위해 설립된 협의회이다. 여기에는 페이팔, 레노버, 인피니온 등 유수의 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인수한 밸리디티는 글로벌 지문인식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시냅틱스의 터치기술과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 내츄럴ID 지문인식 기술을 선보였으며,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제공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르네사스 SP 인수는 터치스크린 솔루션 글로벌 1위 기업인 시냅틱스와 드라이버IC 글로벌 1위 기업인 르네사스 SP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DDI 로드맵이 더욱 선명해지는 계기였다.

당초 르네사스 SP는 애플에 인수될 것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우리는 꾸준하게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했으며, 결국 힘을 합치기로 뜻을 모았다.

우리는 이를 통해 완벽한 휴먼 인터페이스를 지향한다. 자연적인 생체기술을 적용해 많은 사업에 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패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플랫폼들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서 수십 개의 패스워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패스워드 기술은 보안에 취약하다. 만약 해킹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다. 그러나 생체인식에 바탕을 둔 터치기술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터치기술이 모든 부분에 있어 패스워드 중심의 플랫폼보다 우위라고 생각한다.

 

ER) 보안문제는 한국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하지만 지문인식 기능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휴먼 인터페이스 기반의 터치기술도 나름의 보안문제가 있지 않은가?

보안에 있어 ‘100%’라는 말은 없다. 시냅틱스는 보안문제에 있어 휴먼 인터페이스, 생채인식 기술이 완벽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더욱 안전한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문인식 기술에 퍼블릭키를 활용,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시켜 암호화하는 기술로 더욱 안전한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 수동적이고 단조로운 데이터 전송이 아니라, 상호보완성을 중심에 둔 기술도 중요한 핵심이라고 본다. 실제로 시냅틱스가 참가하고 있는 FIDO 얼라이언스의 목표 중 하나가 상호운영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디바이스와 인증서버의 상호운영성을 통해 해답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한 표준화 작업에도 나설 전망이다.

▲  이미화 기자

ER) TDDI를 설명한다면?

TDDI는 시냅틱스의 ‘디스플레이 통합전략’의 일환으로, 터치스크린에 속하는 기술로 볼 수 있다. 현 단계에서는 스마트폰 탑재를 주력으로 삼았다. TDDI를 통해 얻은 성과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을 통합해 디자인을 간소화시켰으며 디스플레이의 두께도 얇아졌다는 점이다. 또한, 제작비용은 적게 들었으나 제품의 질은 높아졌다. 통합을 통한 기술력 상승도 있다. 지금까지는 LCD 위에 터치센서가 들어가고 커버용 글래스가 올라갔으나 TDDI는 터치센서가 LCD 안에 통합된다. 당연히 센서를 별도로 공급할 일도 없어졌다. 현재 삼성과 LG가 생산하는 액정 디스플레이 모듈에 탑재하고 있다.

TDDI는 터치 디스플레이가 패널 안에 있기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터치센서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가 하나의 세트로 묶여 인터페이스 와이어를 통해 글래스와 연결되기 때문에 동일한 커넥션을 통해 모든 기능이 지능적으로 움직인다. 스마트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디스플레이에 하나의 뇌가 생기는 기술로 이해하면 쉽다.

또한, 터치와 디스플레이를 통합했기 때문에 ‘노이즈’ 현상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TDDI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선도적인 터치기술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기술이다. 전자는 시냅틱스가 보유하고 있으며, 후자는 최근 인수한 르네사스 SP가 가지고 있다. 두 개의 기술을 통합해 TDDI를 구현했다.

 

ER) 스마트폰이 주력이라고 하지만, TDDI가 웨어러블과 스마트홈에서도 활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터치스크린 기술은 스마트홈, 백색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TDDI는 일부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물리적인 이유에서다. 스크린 사이즈로 볼 때 5~6인치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물론 TDDI의 통합기술을 따로 분리해 각각 적용하는 방안도 있다. 웨어러블과 스마트홈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ER) 삼성 등 국내 제조사와의 협력은 어떤가?

삼성과는 오랫동안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시냅틱스의 핵심 솔루션들이 갤럭시S 스마트폰에 적용됐으며, S시리즈의 최신작인 갤럭시S5에도 적용됐다. 삼성은 중요한 고객이다. 더욱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다른 한국의 제조사와도 함께 노력하려 한다.

▲ 출처= TEXT100

ER) 모바일 산업 동향은 어떨까?

모바일 산업은 고속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직 인터넷이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접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를 보라. 이제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모바일 디바이스로 변화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휴먼 인터페이스가 중요한 화두라고 본다. 시냅틱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터치기술을 넘어 생체인증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앞으로 휴먼 인터페이스 차원에서 다양한 모션인식, 센서 등을 발명하고 선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휴먼 인터페이스 솔루션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미래의 디바이스들에 휴먼 인터페이스를 적용할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이제 단순히 ‘보여주는 창문’이 아니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개입할 수 있는 일종의 ‘생태계’다.

 

ER) 시냅틱스의 비전이 근거리 무선통신(NFC)과 비슷한 것 같다.

우리 기술이 NFC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구매 및 결제를 지원한다는 관점에서는 경쟁보다 상호보완성이 크다고 본다. 예를 들어 NFC는 디바이스와 디바이스의 교류지만, 터치스크린은 사용자와 디바이스의 교류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하면 더욱 편리한 세상이 올 것이다. NFC는 모바일 결제에서 생체인식기술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예를 들어 NFC를 탑재한 애플페이의 경우 모바일 결제 사업을 부흥시킬 것이며, 상호보완적 관점에서 우리도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

 

ER) 시냅틱스의 관점에서 한국시장은 어떤 의미인가?

당연히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은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중요한 무대다. 패널 제조업체도 많다. 스마트 디스플레이 혁명이 일어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시냅틱스 직원 중 약 100명이 한국에 주재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엔지니어들이다. 한국과 실질적인 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다.

 

ER)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쉽게 말해 디스플레이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기술이다. 지금까지의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준다면,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목표로 한다. 앞으로 디스플레이는 더욱 다양한 기능을 할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컨트롤 플레이어로 구동될 날이 멀지 않았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자체가 우리 삶의 중요한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에도 지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생체인식, 센서를 디스플레이에 삽입할 시대가 올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뱅크에 따르면 글로벌 터치스크린 시장은 연평균 26%로 고성장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약 387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2020년까지 약 500억개의 지능적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 휴먼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 생태계에서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광학(Optical) 센서, 가속계(Accelerometer)와 자이로스코프(Gyroscope)를 포함하는 관성(Inertial), 센터콘솔(Center Console)과 HMI, 컨트롤 패널(Control Panel)을 아우르는 오토모티브(Automotive) 기능이 포인트다.

▲ 이미화 기자

ER) 시냅틱스의 내년 목표는?

터치패드, 터치스크린 시장에서 계속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다. 바이오 산업은 고속 성장을 목표로 한다. 클라우드와 결제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사업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