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우리나라 경제의 주축인 전자·자동차·철강·조선·석유화학·건설 등 주요 산업의 내년도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회장 허창수) 주최 ‘2015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전자·자동차·철강·조선 등 4개 업종은 ‘부진’, 석유화학·건설은 ‘혼조세’로 예측됐다.

또한 내년 세계경제는 미국경제의 회복이 전반적인 성장을 주도하면서 3.5% 성장률을 기록, 올해 3.1%보다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

이날 세미나에서 전자산업 전망 발표자로 나선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 상대적 강세-하반기 상대적 약세의 ‘상고하저(上古下低)’ 양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상대적 강세의 배경으로 김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갤럭시 S6, LG전자 G4의 상반기 조기출시로 국내업체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시장 점유율 상승에 따른 관련 협력업체의 실적도 호전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하반기엔 해외 경쟁사인 애플의 신규 아이폰 맞대응으로 시장 주도권을 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도 중저가폰을 내세운 마케팅을 진행해 글로벌 전자IT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비용추가발생 요소가 상반기보다 증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전자제품 시장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강력한 모멘텀이 없는 점도 전자업종 부진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성장동력이 소진한 반면, 전장 부품·웨어러블 기기·사물인터넷(IoT)이 그 간극을 채우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며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성장통이 진행되면서 한국 IT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리라 본다”며 전자산업의 일시적 모멘텀 공백기를 예고했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도 전자제품 시장의 키워드로 ▲프리미엄(고가) 스마트폰 수요 둔화 ▲초고화질 UHD TV 및 대화면 TV ▲태블릿PC의 급속한 둔화 ▲중국산 LED조명에 따른 시장경쟁 심화 우려 ▲유럽 생활가전의 회복 본격화를 꼽았다.

키움증권과 글로벌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올해 36%에서 내년 17%로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내년도 글로벌 자동차 판매 전망치는 올해 8358만대보다 4.0% 늘어난 8692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일본(–4.7%), 러시아(–4.0%), 유럽(3.1%), 미국(1.0%)이 감소를 보이는 반면, 인도(11%), 중국(9.0%), 브라질(2.0%)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팀장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선 오로지 중국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그러나 美·EU 선진국의 자동차 수요 부진, 주요 자동차 브랜드 간 경쟁 심화, 엔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및 일본업체의 공격적 프로모션 등으로 업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가 4.0% 성장한 825만 5000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내년에 철강시장 부진, 철광석 공급 증가, 낮은 생산비용 요인으로 세계 철광석 가격의 10~15% 추가하락이 예상되며, 철강 가격도 원가하락, 수요부진으로 동반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포스코특수강 매각 협상, 포스코·동부그룹의 구조조정, 동국제강의 유니온스틸 합병 검토 등 국내 철강업계의 전반적인 지각구조 변동이 해당업종의 경기 전망의 불안정을 낳고 있다.

국내 전방산업의 회복 지연도 철강산업 부진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변 연구위원을 지적했다.

 

조선·기계

내년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3사의 수주 실적은 338억~385억 달러로 올해보다 16% 신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상선은 전년대비 –2.0%인 반면에 해양플랜트는 +42%(전년대비)를 나타내지만, 시추선의 괄목할 만한 회복 없이는 대형3사 매출 총액 400억 달러를 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 선가(船價) 경쟁력의 회복도 한국 조선산업의 부정적 요인으로 언급됐다.

 

석유화학/화학섬유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원료인 원유 및 나프타(naphtha) 가격의 하락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제품 가격의 강세로 양호한 업황시황이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2012~2014년 중 중국의 석유화학 과잉 설비에 따른 재고부담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타이어 수요 감소, 중국의 생산 증가 등으로 부진했던 합성고무가 내년 들어 중국의 증설 중단, 글로벌 타이어업체의 증설로 하반기 회복이 기대됐다.

 

➏건설 산업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전망 발표를 통해 “수도권 신규 분양가 상승 및 미분양 감소에 따라 주택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리라 기대되지만, 토목 부문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2015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세계경제 진단 및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 전망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2015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회복세인 미국경제가 성장을 주도하면서 올해(3.1% 예상)보다 다소 높은 3.5%로 제시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유럽 실물경기의 미약한 회복세,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투명한 파급효과, 중국의 내수성장 약화 등 위협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시장인 중국은 내년에 올해(7.4% 예상)보다 낮은 7.2%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경환 경제팀 정책 방향

정부측 대표로 나온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새 경제팀(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방향-국내 경제전망과 과제’ 발표에서 “우리경제가 청년실업률 상승, 구직급여 신청의 빠른 증가, 임금 상승세 둔화, 민간소비 위축, 중소기업 설비투자 계획 축소, 수출 증가율의 하향화 등 보이고 있다”며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는 올 하반기 추경에 버금가는 약 12조원 보강, 내년 예산안 전년대비 40조원 증액 등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계소득 확충 차원으로 근로소득·배당소득에 대한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적극 펼쳐 경기회복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개회사에서 내수 침체와 저물가 상황을 우려하면서,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 둔화,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엔저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기업경영 활동이 어려울 것”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