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경제는 ‘신문읽기’ 학교 동아리 친구들, 지도 선생님과 함께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에서 살펴보니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창제나 해시계, 측우기 발명 외에도 군사정책과 민생경제정책 등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경제와 친구들은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가까운 대형 서점에 들렀다. 경제는 평소 읽고 싶었던 책과 예쁜 필통을 샀고 친구들도 한두 개씩 문구류를 샀다. 선생님을 따라 인사동으로 걸어가는데 거리마다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인사동 쌈지길은 공휴일이라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과 휴일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혼잡했다. 

점심을 먹으러 간 국숫집 앞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은행이나 관공서, 회사의 문이 닫혀 있었고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도 휴일을 맞아 전 사원이 등반대회를 떠났다. 경제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선생님, 오늘처럼 토요일과 일요일 외 휴일에도 공장과 회사들이 일제히 문을 닫고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지지 않을까요? 저희는 놀아서 좋지만 걱정도 되네요.” “공장이 쉬면 당장 생산이 줄어들겠지.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렴. 오늘 너희들이 견학하면서 평소 갖고 싶었던 문구류와 기념품들을 구입했지. 모처럼 외식도 했고, 경제 용어로 말하자면 평소보다 소비를 많이 한 셈이지. 소비와 생산은 맞물려 돌아가니까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도 활성화되겠지.”

경제는 조금 어려운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설명을 이어갔다. “오늘은 휴일이라 인사동 국숫집에 손님이 많이 왔지? 그만큼 손님들의 주문량은 평소보다 많았겠지. 그러면 음식 재료가 예상보다 일찍 떨어지고  식당 주인은 추가로 재료를 구입해야 해. 그 만큼 농가의 농산물 판매가 늘어나게 돼. 문구류를 만드는 공장들도 휴일에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에 재고가 빨리 줄어들어 생산량을 더욱 늘리게 될 거야.”

“아, 휴일이라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서비스나 제품 생산을 늘리게 되니까 경제활동이 오히려 좋아지는 거네요.” “그렇지. 선생님은 아까 인사동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니 경기가 한결 좋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던데?” 경제는 얼마 전 동아리에서 함께 읽은 신문 기사가 생각났다. 올해 처음 대체공휴일제가 도입돼 추석 연휴가 하루 늘어나자 대형 마트나 영화관, 관광시설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증가도 기대된다는 뉴스였다.

“제 생각에 공장이 쉬면 생산량은 줄지만 일의 능률은 올라갈 것 같아요. 저희도 푹 쉬고 나면 공부가 잘되거든요.” “맞아. 적당한 휴식은 노동생산성을 높여 준단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점점 늘어나고 있단다. 무엇보다도 주 5일제가 도입된 영향이 크지. 그만큼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아진 것이고.”

“휴일이 경기도 살리고 삶의 질도 높이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니까 내년에는 OECD 평균에 맞춰 노동시간을 50일쯤 단축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하하, 그런 극단적인 처방은 위험하지. 휴일이나 노동시간 문제는 항상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단다.”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한 모처럼의 현장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니 등반대회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기분 좋게 맞아 주셨다. 아버지는 평소 회사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다 털고 오셨는지 표정이 무척 밝아 보였다. 경제는 ‘휴일은 만병통치약’이란 생각이 들었다.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1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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