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의 ‘매직’에 세계가 열광하는 사이, 경쟁자인 전통의 온라인 유통 강자 아마존의 이색전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에 바탕을 둔 IT 기업이 오프라인에 집중해 다시 온라인을 공략하는 ‘우회공략’이 그 주인공이다.

#장면 1.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새로운 전국 출판물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WP는 최근 자사의 뉴스 콘텐츠를 추려 태블릿PC 전용으로 제작해 배포하는 응용 프로그램 앱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앱은 아마존의 태블릿PC인 ‘킨들파이어’ 전용으로 제작된다. 8.9인치 대화면 킨들파이어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출시될 확률이 높은만큼, 모바일 전용 WP 전용 앱도 조만간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공식명칭은 ‘레인보우 프로젝트’다. 유명 온라인 매체 살롱닷컴의 편집장에서 지난 7월 WP의 편집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케리 로이먼이 주도하고 있다.

#장면 2. 9일(현지시각)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은 아마존이 뉴욕 맨하탄에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을 노린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위치는 미정이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인근으로 추정되며(웨스트 34번가라는 주장이 있다) 물류 보관 창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는 정책이 아니라 일회성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아마존도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았다.

 

아마존이 준비하는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사양의 길을 걷는 미국 출판사업에 대한 투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이색적인 투자전략을 매우 신중하게 관찰하고 있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과 ‘출판사업’은 전통적인 산업군이라는 점에서 조명받고 있다. 온라인을 주축으로 삼아 무인 항공기 ‘드론’의 영역까지 손을 뻗은 아마존이 전통적인 산업군에 전격 투자한 배경이 새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회귀’, 즉 ‘전통적 사업군으로의 복귀’로 이해하면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WP 인수 이후 아마존은 자사의 킨들파이어에 탑재한 전용 앱으로 출판사업을 모바일의 영역으로 빠르게 끌어당기고 있다. 이는 두 가지 기대효과가 있다. 첫 번째는 WP로 대표되는 출판사업의 ‘모바일 부활’이다. 최근 아마존은 콘텐츠 강화를 위해 기존 직원의 은퇴보조금이나 연금을 줄이는 대신 100명의 기자를 새로 채용해 모바일에 특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온전히 ‘출판산업의 모바일 환생’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의 미디어 칼럼니스트 데이비스 카는 “궁지에 몰렸던 신문이 다시 저널리스트와 구독자가 원하는 보도로 돌아가는 위대한 장정”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물론 두 번째는 이러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아마존의 킨들파이어가 성장한다는 것에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를 탑재한 대목과 비슷한 노림수다.

오프라인 매장도 마찬가지다. 이번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 창고’에 머물 전망이다.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면서 물건을 찾아가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시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로 이해해야 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성공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클릭 앤 모르타르(click-and-mortar)', 즉 전통적 사업군의 100% 활용이 아니다.

아마존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삼아 자신의 유통망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제휴사들을 포섭해 ‘국경없는 온라인 유통 시장’을 구축하는 중이다. 동시에 아마존은 전통적인 사업군으로의 진출을 ‘모바일’로 수렴해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사양사업인 출판사업에 진출해 WP를 인수해 이를 모바일의 영역에서 부활시키고, 오프라인 매장 사업에 진출해 이를 온라인과 적절하게 운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아마존의 전략이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