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투자가 미국 스토리지 제조사인 솔리드파이어에 투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이라면 삼성이 스토리지 회사에 투잔한 것은 2011년 미국의 퓨어스토리지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가 구상하는 반도체-사물인터넷으로의 정책적 포석이 더욱 명확해지는 분위기다. 스토리지는 사물인터넷 기술의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저장 장치'다.

9일 조선비즈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미국 스토리지 제조사인 솔리드파이어에 투자를 단행했다. 솔리드파이어 시리즈 B-D 공모때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구체적인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는다. 솔리드파이어는 2011년 창업했으며 플래시메모리를 기반으로 하는 저장장치 기술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 주로 공급해 왔다.

솔리드파이어는 지난 9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IT역량 평가에서 SF시리즈로 3.43점을 기록해 동종업계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할 정도로 역량있는 기업이다. 기업공개평가를 앞두고 지난해 매출이 2012년보다 700% 증가하기도 했다. 참고로 퓨어스토리지는 2위였다. 삼성이 1, 2위 사업자 모두에게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삼성이 퓨어스토리지에 이어 솔리드파이어에 투자를 감행한 것은 전적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반도체 중심의 하드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삼성전자의 로드맵과 일맥 상통한다.

무선사업부의 부진으로 3분기에 실적이 떨어진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기반의 웨어러블,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솔리드파이어 투자를 이해해야 한다. 반도체 중심의 기술력 제고를 바탕으로 스마트기기 시대를 준비하는 한편,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업 인수는 물론 빅데이터에 대비한 스토리지 회사 인수를 바탕으로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뜻이다.

물론 반도체 역량 집중이 스마트기기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의 역량집중을 전적으로 스마트기기에만 연결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 가능성 중 하나는 사물인터넷이며, 삼성전자는 이를 발전시켜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솔리드파이어 투자도 비슷한 이유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