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검열 논란에 휘말린 다음카카오가 결국 해결책을 발표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새로운 사생활 보호 기능을 도입해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석우 대표의 국정감사 출석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다음카카오의 '진화'가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다음카카오는 사이버 검열 논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을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카카오가 밝힌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비밀대화 기능과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이다.

비밀대화 기능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전체를 암호화 시키는 기능이다. 이를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도 다음카카오의 서버가 아닌,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되도록 만들었다. 수사기관이 다음카카오의 서버를 압수수색해도 비밀대화 기능으로 오간 대화는 확인할 수 없다.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모든 것이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는 이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단말기에 암호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기술을 도입했다. 다음카카오는 이 기술을 올해 안으로 1:1 비밀대화방에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그룹 비밀대화방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은 더욱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이다. 수신이 확인되는 즉시 대화 내용이 서버에서 자동으로 삭제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용자 두 명이 온라인 상태에서 대화를 주고 받으면, 그 즉시 대화 내용이 서버에서 삭제된다.

▲ 다음카카오 출범. 사진-이미화 기자

다음카카오는 이러한 일련의 대책을 ‘외양간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짜고 있다. 동시에 다음카카오는 사과문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우리 이용자 정보보호를 외치며 그저 외부 침입자로부터 법과 울타리만 잘 지키면 된다고 여기고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왔다고 안주했었던 것 같다. 그게 다는 아닐터인데…"라며 "최근의 이슈에 진솔하게 적절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많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저희만의 논리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반성했다.

마지막으로 다음카카오는 사용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수사당국의 카톡 사용자 정보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이버 망명이 가속화되는 현재의 상황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독일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국내 메신저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다음카카오의 주무기인 카카오톡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다음카카오가 사실상 정부의 사이버 검열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외양간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름에 다음카카오의 고민이 묻어난다.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반드시 고친다'는 마음으로 성난 이용자들을 어떻게 다독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