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의 코스맥스 차이나 법인. [사진=코스맥스]

우리나라는 빈부의 양극화 못지 않게 기업 규모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심하다. 대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 수 335만4300여개 가운데 대기업은 3000개에 못 미치는 2900여개인 반면, 중소기업은 335만1400여개에 이른다.

사업체 수에서 중소기업이 99.9%를 차지, 대기업 0.1%를 압도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잇는 ‘허리기업’인 중견기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견기업이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제조업은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자본금 80억원 초과인 경우, 도소매·음식·전기·가스는 상시근로자 200인 이상, 자본금 200억원 초과에 해당하는 기업을 말한다.

국내 중견기업 수는 2012년 말 기준 2505개(관계기업 제외)로 대기업(0.1%)에도 미치치 못하는 실정이며, 독일과 일본 중견기업의 10분의 1을 밑도는 수치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다리인 중견기업의 체격이 왜소하다 보니 해외 사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하는 대기업과 국내시장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간의 매출·수익 등 실적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핵심 국정과제로 중견기업의 ‘중소기업→대기업’으로 이어주는 성장사다리 역할을 복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장사다리 역할의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중소·중견기업의 대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 확대를 꾀하는 ‘월드 클래스(World Class)300’이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월드클래스300 선정기업을 156개 발굴, 해외 시장 상위 점유의 ‘월드 챔프(World Champ)’로 도약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 못지 않게 세계 시장을 석권할 글로벌 강소기업인 ‘월드클래스300’을 오는 2017년까지 300개 조기 발굴을 완료한다는 목표이다.

 

■ 월드클래스300 기업 ➀ 코스맥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코스맥스(대표 이경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ODM 기업이다. ODM이란 연구개발을 통한 생산방식(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을 뜻하는 용어로, 기업이 자체 개발한 콘셉트나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해 주문이 확정되면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즉, 코스맥스는 화장품 신물질이나 원료를 개발해 만든 제품을 국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맥스의 주요 고객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미샤), 토니모리 등 국내에 130개 이상, 세계 최대 화장품 그룹 로레알을 포함해 미국의 메리케이, 존슨앤드존슨 등 해외 30여개 브랜드를 합친 약 270개에 이른다.

이처럼 광범위한 글로벌 수요처에 연간 공급되는 코스맥스의 화장품 수량은 지난해 약 1억4000만개 안팎으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 기업 가운데 최대를 자랑한다.

특히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는 총 생산 3000만개, 수출누계 2600만개의 실적을 거둔 젤 타입의 아이라이너 제품은 전 세계인으로부터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글로벌 히트제품으로 유명하다.

코스맥스의 해외사업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나가고 있다. 2004년 상하이에 코스맥스차이나 설립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연산 4000만개 가동에 들어간 광저우코스맥스 등 두 개의 중국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코스맥스 측은 “상하이 코스맥스차이나의 연평균 30~40% 성장세로 말미암아 생산능력 증가를 계속 추진, 2013년 말 연간 1억5000만개 양산설비를 보유함으로써 중국 내 글로벌 ODM 기업 중 최대 규모”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선정됐다. 코스맥스는 월드클래스300 기업 선정을 계기로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 부문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R&D 부문의 경우, 코스맥스는 국내에서 개발한 화장품을 세계 명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소재 개발 사업과 제형 개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물의 하나인 ‘액정 에멀젼 ISLCETM(In-Situ Liquid Crystal Emulsion)’은 사람의 피부 구조를 모사해 피부 장벽과 유사한 구조를 형성시켜주는 기술로, 이미 지난 7월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의 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을 받았다. 이어 같은달 영국왕립화학회(RSC) UK 콜로이드(Colloid) 학회의 구두발표와 10월 국제화장품학회(IFSCC) 포스터 발표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해외 마케팅 분야에서 코스맥스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해외마케팅사업 지원을 위한 공동 펀드를 마련, 펀드를 통해 해외 전시회 참가, 세계화장품 시장 조사 및 트렌드 조사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코스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607억원, 수출액은 331억원이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월드클래스300 사업의 지원은 우리와 같은 세계 진출을 꿈꾸고 추진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단비와 같다”며 해외 사업 확대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지난 2012년 CM사업자로 선정된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올림픽경기장 조감도. [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 월드클래스300 기업 ➁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지난해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선정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 정영균)는 1970년 창업 이래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1989년 법인전환 뒤 2000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희림)는 사명 그대로 건축물 설계, 건설사업 관리(CM), 감리(CS)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종합건축 서비스 회사다.

설계와 감리의 특성상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 개선 능력이 경쟁력으로 갖춰지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고, 최근 민간 및 공공 주택경기의 침체로 경쟁업체간 물량 수주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만큼 희림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건축설계 및 감리업체로는 처음으로 단독 해외 진출에 성공해 수많은 해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재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 방글라데시, 이라크 등 8개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행정청사 설계용역을 수주해 적도기니 시장 개척 및 아프리카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어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바이칼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을 따내 러시아 도시개발과 관련된 수주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조만간 러시아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및 중동 지역의 병원과 공항 프로젝트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얼마 전 이란 시장에 진출하는데 성공, 테헤란 도심 인근의 복합상업시설인 ‘아틀라스플라자(Atlas Plaza)’ 건설공사의 설계용역을 약 92억원에 수주했다. 올해 3월에는 호주의 호텔 설계용역을 받아내 호주 시장에도 처음 진출했다.

희림은 아프리카의 적도기니, 러시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에도 해외 시장 개척을 강화하는 등 해외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희림 관계자는 “특히 특수설계 분야인 경기장, 공항, 병원과 신도시 개발과 관련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 해외수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희림은 최근 유럽의 권위있는 건축전문잡지인 <빌딩 디자인(Building Design)> 선정 전 세계 건축설계회사 18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희림의 지난해 매출액은 1490억원, 수출액은 388억원이다.

희림은 월드클래스300 선정을 계기로 해외사업 공략을 위한 설계 및 감리기술을 향상시켜 오는 2022년 매출 1조원 달성과 함께 ‘아시아 1위, 세계 5위의 글로벌 종합건축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