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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의 부동산경매 길라잡이] 경매를 활용한 소형 아파트 마련법
   
 

무주택 가장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 집 마련이다. 전셋값이 치솟고 목돈도 없어 중소형 아파트 마련도 쉽지 않은 30~40대가 많다. 이럴 때는 대표적인 ‘저가매입’형 경매·공매 상품을 겨냥해보는 건 어떨까? 집값이 저렴한 곳이 오르고 소형 아파트의 몸값은 높아져 아파트 전·월세 시장은 계속 불안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한 달이면 5000건의 아파트와 3000건의 다세대·연립주택이 경매에 부쳐진다. 전용면적 45~60㎡(18~25평형) 규모인 소형 아파트와 빌라 경매물건은 매달 2000~2500건에 달한다. 경매에 부쳐지는 물량이 꾸준해 기본적인 경매 이론과 실무 공부를 한 다음 입찰에 참여한다면 값싸게 소형 아파트를 장만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시세보다 20~30% 싸게 구입 가능

지난 9월 소형 아파트의 전국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이 평균 87%대를 보여 시세차익은 대형보다 크지 않지만 공급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경매 공급물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월 4700여건의 아파트가 입찰됐으나 올해 들어 5100여건으로 8% 증가했고 입찰경쟁률도 5.8대1에서 7.2대1로 소폭 높아졌다.

경매를 통하면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낙찰받는 게 통례다. 따라서 세입자라 해도 자금계획만 잘 수립하면 소형 아파트 장만이 가능하다. 현재의 전세 보증금에다 약간의 경락잔금대출제도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근린상가나 다가구주택같은 복잡한 경매물건과 달리 소형 주택은 권리와 세입자 관계 파악이 손쉬워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소형 아파트의 명도 과정도 대체로 수월하고 간단한 편이다. 임차인이 있어도 권리 순위에 따라 배당받거나 최우선변제를 받는 소액 임차인들이 대부분이다. 명도가 고가 고급주택보다 쉽다. 주로 채무자 겸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는 빈도가 높고 세입자가 있더라도 1~2가구만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초보자라도 큰 무리 없이 낙찰받아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아무리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이 높더라도 경매시장의 특성상 사전에 최저매각가격이 나와 있는 만큼 투자자는 본인의 자금 정도에 맞춰 시장가격보다 쌀 경우에만 입찰에 응해야 한다. 구입하는 순간 투자수익률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독특한 투자종목이 경매시장이다.

소형 아파트 낙찰 성공은 ‘이렇게’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황 모(38) 씨는 지난 5월 아파트 경매에 도전해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경매 아파트를 찾았다. 서울 강동구 길동 S아파트 56㎡(23평형) 방 3개짜리로 감정가는 1억8000만원이었다. 1회 유찰로 최저가가 감정가 대비 80%선인 1억440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급매가는 감정가보다 1500만원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 강동구 일대에서 인지도가 썩 높지 않고 단지가 큰 아파트는 아니지만 10층 아파트 중 9층인 데다 교통도 좋고 가격도 싸 입찰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권리관계를 조사해 보니 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설정된 말소기준권리였고, 이후 여러 채권자가 근저당과 가압류를 설정해뒀으나 모두 낙찰 후 소멸되는 권리였다. 임차인 한 명이 8000만원의 고액 전세를 들어 살고 있었다. 최초 근저당 이후 두 번째 전세권 권리를 갖고 있었고, 마침 배당요구를 한 상태였다. 낙찰되면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는 세입자였다. 따라서 명도에 이상이 없었다. 황 씨는 입찰 당일 최저가보다 1000만원가량을 더 써 6명의 입찰 경쟁자를 제치고 1억5300만원에 낙찰받는 데 성공했다. 단순 비교해도 주변의 시세보다 3000만원 이상 싸게 산 것이다.

소형 아파트 잘 고르는 법

소형 경매물건은 입찰장에서 경쟁자가 많아 낙찰가율이 다소 높다. 따라서 값싸게 낙찰받으려면 미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인기가 높은 지역의 유명 아파트만 고집하면 실속이 없다. 그러나 주상복합이나 단동(나 홀로 아파트), 비역세권 아파트는 2회 유찰 후 낙찰가율이 70% 안팎이다. 따라서 이런 아파트를 노리면 시세 대비 20~30% 저가에 매입할 수 있다. 내가 입찰하고자 하는 아파트와 가깝거나 유사 아파트의 최근 낙찰 사례를 살펴보면 얼마 정도에 낙찰되고 몇 명이 입찰하는지 알 수 있다. 감정가 수준에 낙찰되거나 경쟁률이 치열하다면 조급하게 입찰하기보다 타이밍을 늦추고 기다려야 한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가능한 여러 아파트에 최저가 정도만 써내 꾸준하게 입찰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발품을 팔더라도 여러 물건에 입찰해야 그중 시세 차익이 큰 아파트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 소형 아파트는 교통 여건이 양호한 곳이 좋으며 브랜드보다 입지가 중요하다. 준공연도가 오래되지 않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고, 관리비가 적게 드는 지역난방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다소 복잡한 권리인 듯 보여도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아파트를 노리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찰 당시에는 대지지분이 없었지만 감정평가서에 대지권을 포함해 감정했다면 하자 없이 대지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물건상 하자로 판단해 투자를 꺼리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다음 입찰하면 아무 하자 없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면 은행권 경락잔금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대출은 낙찰가, 감정가 중 낮은 금액기준으로 한다. 이 금액의 50~60% 규모를 연 5~6%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잔금대출은 낙찰자의 신용등급과 투기지역 여부, 등기상 권리 관계, 대출 및 소득유무에 따라 규모가 정해진다. ‘나 홀로’ 아파트는 별도로 취급된다. 소형 다세대, 연립주택 경매물건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빌라 경매물건은 아파트에 비해 감정가가 낮은 데다 낙찰가도 낮아 아파트보다 더 낮은 값에 낙찰 받을 수 있다. 통상 아파트에 비해 5~10% 포인트 정도 싸게 낙찰받을 수 있다. 1억원 미만의 소액으로도 서울·수도권에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세입자 조사는 철저히

경매물건은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법원의 감정평가서나 현황조사서만 믿고 입찰에 참여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입찰 전에 해당 아파트를 찾아 임차인 조사를 철저히 하고 대항력이 없는 세입자라도 직접 만나 명도저항 여부와 이사계획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아파트의 감정가는 참고가격이다. 인터넷 매물 비교와 함께 중개업소에 들러 급매가를 파악한 후 쓰고자 하는 입찰 예정가와 시세를 비교한 수익성 분석이 필수적이다. 아파트 경매는 입찰 당일 분위기에 휩쓸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대체로 소형 아파트는 5명 정도가 입찰에 참여해 분위기가 과열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적정 기준가격을 미리 정해둬야 안전하며, 관리비 연체 여부의 체크도 필수사항이다.

아파트 연체관리비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복도나 엘리베이터 등 공유부분에 대해서만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실무상으로는 낙찰자가 부담하는 게 관례다. 가끔 소형 아파트라도 임차인이 수개월 관리비를 미납해 체납관리비가 수백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관리사무소와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간혹 스스로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임차인이 명도 저항을 할 수도 있다. 거액의 전세 보증금을 한꺼번에 날리거나 극빈층, 생활보호대상자 임차인의 경우라면 입찰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거나 임차인이 있어도 전세금을 배당받는 경우, 소액임차인으로 배당요건에 따라 우선 변제받는 경우는 명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경매 대중화로 소형 아파트 경매의 재미는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여전히 불황기 최고의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는 곳이 바로 법원경매 시장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틈틈이 우량 틈새 경매물건을 검색하고 꾸준히 입찰전략을 세운다면 경매는 값싸게 소형 아파트 마련의 기회를 가져다주는 틈새 투자처다.

윤재호 metrocst@hanmail.net

한국통신(KT) 리치앤조이중개(주) 대표, 스피드뱅크 투자자문센터장, 경기대 서비스경영대학원 경매과정 교수, 광운대 경영대학원 강의교수, 현 메트로컨설팅(주) 대표

윤재호 대표  |  metrocst@hanmail.net  |  승인 2014.10.08  13: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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