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는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여러 파급경로를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준다. 이에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날씨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빅테이터 산업은 이러한 날씨 경영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 “전 세계적 협력 필요”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후현상의 변화만을 야기하지 않는다. 이는 다시 일반 자연생태계는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경제 시스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나비효과(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처럼 초기엔 단순 ‘나비의 날갯짓’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 파급력은 ‘태풍’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8월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 찾는 투자 아이디어’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개념과 대응은 물론 이에 대한 투자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산업별 투자아이디어를 제시하며 13개 업종에 달하는 산업에 대해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업계 전망을 내비쳤다.

이어 지난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유엔 기후정상회의 개막을 위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이 모였다. 유엔 기후정상회의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자리로 세계 120개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우리와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한다”며 “어떤 나라도 지구적 위협을 혼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 증가는 물론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이에 따른 대응방안 및 신사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계의 향후 경제성장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기후변화는 산업의 변화는 물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빅데이터 산업, 기후변화 대응의 중심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위기’이자 ‘기회’인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통해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그만큼 기후변화를 단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기회’로 여기고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Novartis) 등은 지난 수년간의 기상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기온상승에 따른 말라리아 등의 다양한 전염병 피해발생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는 제품 생산에 꾸준히 투자를 증대해왔다. 또한 일본 건축기업인 아사히 카세이 홈즈는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도시형 수혜가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이를 예방하는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가 발생하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기후에 관한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데이터만 모으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예측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에 ‘빅데이터’가 적용된다.

빅데이터의 개념은 최근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00년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IT산업과 함께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홍수’의 시대가 열렸으며 정형화된 정보와 비정형화된 정보가 공존하게 됐다. 즉, 누구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가 열리면서 ‘정보 홍수 = 빅데이터’ 개념으로 발전한 것이다. 아울러 모바일 기기의 발달은 각종 SNS, 메신저 등의 활성화로 이어져 비정형 데이터가 폭증하게 됐다.

여기서 말하는 ‘비정형 데이터’는 통계나 실험을 통한 과학적 데이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서 혹은 심리 정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다 다양한 해석과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를 말한다. 인터넷 쇼핑을 통한 소비자의 의견이 대표적인 비정형 데이터에 속한다. 따라서 빅데이터는 기후변화는 물론 더욱 다양한 산업에 직접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유출에 따른 사생활 침해, 정보 집중화 현상 및 네트워크 장애 등의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수집 문제와 이에 대한 분석은 이러한 우려가 적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기후변화가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정략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통한 체계적인 날씨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어필했다. 또한 그는 “이를 위해서는 위험 기상요인에 대한 정확한 인지 및 의사결정이 선행돼야 하며 기상기후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통한 마케팅 전략과 의사결정에 접목시켜 매출증대는 물론 재해 예방에 활용하는 것을 ‘날씨경영’이라 칭한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직접적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존재하고 있어 ‘날씨경영’을 통한 변화가 빠르게 예고되고 있다.

빅데이터 “글로벌 기업 전쟁은 시작됐다”

빅데이터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큼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다시 재가공 및 분석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업무자동화를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물론 국내 대표 IT서비스 기업인 삼성 SDS, LG CNS, SK C&C는 기존 IT서비스의 업무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단조롭고 부가가치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IT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신규사업 등에 진출함으로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역을 확대하는 만큼 기업들이 쌓아두는 정보는 계속 방대해지는 반면, 정보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방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이 절실해지고 클라우드 산업 발전에 따른 빅데이터 비즈니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빠르게 각자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미 빅데이터를 향한 전쟁은 그 서막이 올랐다.

국내 대형 IT서비스 기업 중 유일한 상장업체인 SK C&C는 IT서비스 부분에 치중됐던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올해 주가상승률은 지난 1일 기준 84.1%에 달한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그룹 계열사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 및 빅데이터 플랫폼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 내 최대 시스템통합(SI) 공급자인 SK C&C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 SDS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빅데이터 산업이 맞물릴 경우 삼성 SDS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삼성 SDS의 상장효과로 LG그룹의 IT서비스 전문 업체인 LG CNS의 가치도 주목 받고 있어 빅데이터 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