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모바일 결제업체인 알리페이가 본격적으로 국내 진출을 타진한다는 소식이다. 아직 공식발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알리페이의 국내 진출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은 곳곳에서 치열한 국지전을 벌이고 있다. 애플페이의 미국시장 석권이 빠르게 진행되는 사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를 등에 업은 알리페이가 중국에 이어 국내에 진출하는 한편, 미국의 페이팔도 조금씩 시선을 아시아로 돌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의 카카오페이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전통의 강자 구글은 관망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라인업을 무기로 삼은 아마존의 국내 진출도 화두다.

▲ 알리페이. 사진제공 - 알리페이

이런 상황에서 알리페이가 국내에 진출하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수치로 확인된다. 28일 여신금융협회는 미국의 페이팔과 중국의 알리페이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이 직격탄을 맞는다고 경고했다. 여신금융협회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아 규모의 경제를 이미 갖추고 보안성도 뛰어난 해외 대형 PG 업체가 매우 유리하다”며 “이들이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리페이를 비롯한 해외 모바일 결제 회사의 수수료는 국내에 진출할 경우 2.36~3.96%의 수수료를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쇼핑몰이 PG에 제공하는 일반적인 수수료 3.7%보다 낮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업체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알리페이가 국내에 상륙해서 다양한 사업군으로 영역을 확장할 경우 이를 막아설 방법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알리페이는 공유경제 기업인 에어비앤비에 진출하는 한편, 홍콩 금융관리국과 홍콩식 위어바오 설립을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 위어바오는 알리페이로 충전한 금액을 모회사인 알리바바가 운용해 수익을 발생시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온라인 머니마켓펀드다. 전방위적 확장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굳어지는 ‘타오바오=그릇, 알리페이=젓가락’ 공식이 국내에 고스란히 대입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알리페이가 한국에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영업하고 있지만, 추후 한국인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알리페이가 자사의 영업행위에 대해 한국의 관련법에 저촉되는지를 금융위원회에 문의했다”고 전했다.

알리페이의 등장은 국내 모바일 시장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페이가 막아서고 있지만 기존 업체의 견제와 확장성의 부족으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추후 페이팔의 공습도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모바일 시장의 패권을 둔 격렬한 전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