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전쟁이 불꽃을 튀기는 가운데 LG전자가 승부수를 던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최근 LG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인 가칭 ‘G프로3’가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9월 말, 자체 제작한 AP를 탑재한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패블릿 시장 공략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스마트폰은 전파인증을 통과하면 한 달 이내에 출시가 된다.

G프로3의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G프로3가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보다 큰 화면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5.9인치가 유력해 보인다. 화질은 풀HD(1920×1080)급으로 쿼드HD를 내세운 갤럭시노트4(2560×1440)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카메라 성능도 후면 카메라가 1300만 화소로 지금까지 출시된 타사의 스마트폰보다 다소 낮다. 출시되면 LG유플러스 전용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G프로3의 출시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우선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공략 전략의 변화다. 지금까지 LG전자는 스마트폰 출시에 있어 삼성전자를 최대한 의식해 왔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통상적으로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를,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하면 LG전자는 상반기에 ‘G프로’ 시리즈를, 하반기에 ‘G' 시리즈 전체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상반기 갤럭시S로 대표되는 통상화면, 하반기 갤럭시노트로 대표되는 대화면 전략을 피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와 역으로 상반기 대화면, 하반기 통상화면 출시 전략을 짜왔다는 뜻이다.

그런데 LG전자가 이번에는 하반기 ‘대화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면승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6+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패블릿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여기서 흐름을 잡아내지 못하면 간신히 반등의 기회를 잡은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성장동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LG전자는 이 부분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0% 정면승부는 피하는 기색이다. G프로3의 구체적인 스펙이 나오지 않아 확실하지 않지만, 갤럭시노트4나 아이폰6처럼 G프로3가 최고사양의 스마트폰은 아니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양강체제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사양이 아니라면 가격도 하락한다. 갤럭시노트4나 아이폰6의 가격이 부담되는 구매자들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대화면’을 원하지만 ‘낮은 가격’도 원하는 구매자들이 주타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아이폰6에 ‘올인’한 애플에는 적절히 맞아들어가도 갤럭시알파, 갤럭시 A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가진 삼성전자에도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AP다. G프로3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LG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P, ‘오딘’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를 직접 제작하지 않고 퀄컴 모바일 AP를 사용해 왔다. 2009년부터 자체적으로 AP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에 LG전자는 2012년부터 퀄컴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올리는 한편,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AP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 대상이 G프로3다. 업계에서는 G프로3가 LG전자의 AP ‘자주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본다.

G프로3의 등장은 패블릿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LG전자가 정면돌파와 측면돌파를 적절하게 구사하며 ‘대화면 시장’을 잡고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을까? 대답은 G프로3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