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형마트로 간 A씨는 물건을 사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점원은 A씨가 건낸 스마트폰을 받아들고 결제는 물론 포인트 적립까지 해준다. 심지어 최근에 다운받은 쿠폰을 통해 할인까지 일사천리다. A씨는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 적립, 할인까지 원스톱으로 해버리고는 “ㅇㅇ동 ㅇㅇ빌라로 배달해 주세요”라고 말한 뒤 마트를 나왔다.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체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은 모바일 결제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2조4750억 원 수준이던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은 올해 상반기 6조150억 원으로 껑충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6년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이 640조 원에 육박하며 이용자 숫자는 4억5000만 명을 넘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팽창하는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잡기 위해 각 사업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구글과 애플, 화웨이 등이 연이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구글은 2011년 5월부터 NFC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당장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구글 월렛’을 출시했다. 중국의 화웨이도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손 잡고 지문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입했으며 애플도 애플 페이를 공개하며 시장에 합류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금융결제원과 국내 16개 은행이 공동으로 스마트폰 지갑 ‘뱅크 월렛’을 선보였으며 지난 5일 카카오도 카카오 페이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특히 카카오 페이에 쏟아지는 관심이 상당하다. 모바일 강자인 카카오가 주력이 되어 강력하게 추진하는 모바일 결제 사업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페이는 간편성 부분에서 아마존의 ‘원 클릭’과 비슷하다. 최초 회원가입시 신용카드 정보와 결제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이후 물품이나 상품권을 구매할 때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설치해야 하는 모바일 ISP도 생략이다.

▲ 카카오 페이 로고. 사진제공 - 카카오

하지만 카카오 페이도 약점은 있다. 아직 모바일 결제 시장이 초기단계라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볼 수 없지만 적어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인 부분은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애플 페이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꽤 방대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시작과 동시에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 페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만 적용되어 상용화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카카오측은 5대 홈쇼핑 채널과 홈플러스, 롯데닷컴, 교보문고 등에서도 도입을 확정해 이르면 10월부터 해당 모바일 사이트에서 카카오 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NFC 단말기 저변 부족도 극복해야 할 대목이다. 비단 카카오 페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NFC 단말기의 저변 확대야 말로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포인트다.

다만 모바일 결제 시장의 가시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자들은 당분간 온라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페이도 마찬가지다. 당장 NFC 단말기 저변 확대와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리기보다 온라인 결제 시장을 카카오 페이의 플랫폼으로 끌어오는 것에 집중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