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17일까지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 오픈소스 컨퍼런스(SOSCON:Samsung Open Source Conference)'를 개최한다. 본 컨퍼런스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한곳에 모여 오픈소스 지식을 공유하고 오픈소스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노림수는 단순한 정보 공유가 아니다. 이를 계기로 자사의 운영체제인 ‘타이젠’의 생태계를 빠르고 착실하게 구축하기 위함이다.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타이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오픈소스 개발자를 먼저 확보해 TV와 가전 분야 제품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타이젠을 채택한 TV와 가전제품을 대거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며 증권가에서 사물인터넷 관련주의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국내 전자부품연구원(KETI)에서 개발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기술의 공적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모다정보통신을 비롯해 효성ITX, 콤텍시스템, 코콤은 15일 오전을 기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 2013년 공개된 삼성전자의 타이젠폰 이미지. 사진제공 - 삼성전자

하지만 타이젠의 미래에는 변수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컨퍼런스까지 열어 생태계 조성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으나 ‘진짜 성공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안드로이드와 iOS 생태계가 대세로 굳어진 마당에 타이젠이 공략할 여지는 적다는 전망이 대세다. 바다 OS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스마트 시장이 ‘스마트폰’에서 ‘웨어러블’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 타이젠에도 서광이 비칠 수 있다. 최근 IFA 2014를 통해 공개된 웨어러블 스마트워치인 기어 S가 타이젠을 탑재해 상당한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중심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는 생태계를 창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에 방점을 찍으면서, 동시에 소프트웨어가 자연스럽게 창출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능도 키워나가는 ‘투 트랙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웨어러블이라는 기본적인 하드웨어에 타이젠이라는 OS를 먼저 탑재시켜 자체의 생태계를 구축하면, 스마트폰 단계에서 조금씩 웨어러블로 뻗어가는 안드로이드와 iOS보다 앞서갈 수 있다.

웨어러블은 스마트홈으로 가는 사물인터넷의 ‘수단’이자 스마트폰의 ‘발전형’으로 여겨진다. 타이젠이 삼성전자의 막강한 웨어러블 플랫폼을 타고 경쟁 소프트웨어보다 먼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면, 타이젠 웨어러블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 타이젠 스마트폰도 탄생할 수 있다. 벌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Z’ 출시를 잠정 취소하고 보급형 타이젠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파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