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 탈모 증상을 겪는 손님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술집이 있다. 마케팅 대상으로 탈모인을 지목한 곳은 일본 도쿄 아카사카 지역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곳에서는 탈모 증상을 겪는 손님들에게만 500엔(한화 약 5000원)가량을 할인해준다. 스트레스를 줬던 탈모가 오히려 술값을 아끼는 데 보탬이 된다고 하니, 탈모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우리나라도 일본 만큼이나 탈모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위와 같은 마케팅도 볼 수 있게 될까. 대한피부과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가 천만 명을 넘는다. 이는 국민 5명당 1명 꼴인 셈이다. 기존에 중년 남성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던 탈모가 최근에는 불규칙한 식습관 및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2030세대의 젊은 층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사계절 중에서 모발이 가장 크게 손상되는 계절은 여름이다. 강한 자외선, 고온, 높은 습도 등으로 단백질이 주성분인 머리카락이 많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여름 내 지친 머리카락은 가을이 되면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우리에게 그 심각성을 일깨워준다. 낮과 밤의 높은 기온차, 낮은 온도, 건조함 등으로 인한 수분 손실이 모발을 거칠게 하고, 가을철 자외선이 약해져 있는 모발을 갈라지고 끊어지게 해 손상을 가중시킨다. 또한 계절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는 때이기도 하여 탈모로 고민하는 남성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다. 따라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남성들이 탈모를 잡기 위해 더욱 아낌없이 투자하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송원근 차앤박피부과 노원점 피부과원장에 따르면 다른 계절에 비해 가을철 탈모 고민으로 병원을 찾는 남성이 20~30% 정도 증가한다. 송 원장은 “가을철 야외활동 중에 헤어관리를 소홀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피는 머리의 피부임을 생각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며 “자외선은 머리결의 수분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케라틴 단백질을 변성시켜 머리가 뻣뻣해지고 윤기와 탄력을 잃게 되며 두발과 두피건조, 탈모, 탈색 등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야외활동 시 두피와 모발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모자나 양산을 이용하여 차단해주는 것. 송 원장은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양산을 휴대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자외선 차단 성분이 함유된 헤어 제품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가을, 탈모 상품 매출 ‘쑥쑥’

오픈마켓에서도 남성들의 탈모용품 및 탈모 케어 상품 구매가 늘고 있다. 옥션에서는 작년 한 해 기준으로 남성들의 탈모 방지 제품 구매량을 비교한 결과, 사계절 중 가을(9월~11월)이 29%로 가장 많은 매출 구성비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겨울(12월~2월) 27%, 여름(6~8월) 24%, 봄(3~5월) 20% 순으로 나타났다. 사계절 중 가을철 탈모용품 판매 비중이 가장 높게 나와 가을철에 탈모가 심해 진다는 속설과 일맥상통했다.

작년 9월 한 달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탈모/두피관리 제품 판매는 15% 올랐다. 그중에서도 수입탈모케어가 220%로 가장 판매가 많았고, 탈모 방지 에센스/트리트먼트(190%), 탈모방지 샴푸/린스/토닉/비누(25%)도 판매가 증가했다.

 

올해 역시 초가을 날씨를 보인 최근 2주 기준(8/19~9/1)으로 전년 동기대비 판매 신장률은 90% 늘었다. 수입탈모케어는 600% 큰 폭으로 신장했으며, 두피마사지/스케일링도 340%, 탈모세트 145%, 샴푸/린스/토닉/비누 75%, 영양/에센스/트리트먼트 15% 순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작년과 올해 모두 수입탈모케어 제품이 탈모용품으로 가장 많은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실제로 옥션의 한 주간 베스트 상품 상위에 랭크된 제품도 수입케어제품으로 ‘알페신 탈모 플란투어39 카페인 샴푸(8150원)’, ‘르네휘떼르 포티샤 스티뮬레이팅 샴푸(1만9900원)’가 있었다. 이 외에도 ‘어의비책 약초 수 샴푸(2만9900원)’, ‘모모 흑채 탈모커버(2만8900원)’, ‘핸디 두피 마사지기(800원)’ 등 국내산 탈모방지 샴푸, 흑재 상품도 베스트 상품으로 꼽혔다.

황준하 옥션 패션팀장은 “계절에 따른 환경의 변화로 가을엔 유난히 탈모가 심해져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과거에는 중년 남성들이 탈모상품의 주 고객이였다면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탈모제품의 수요가 많다”며 “특히 탈모방지상품으로 국내산보다는 수입산 탈모 샴푸가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털 나오게 하는 제품 출시 ‘활발’

이처럼 탈모로 고민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관련 제품을 잇따라 출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2009년 출시된 아모레퍼시픽의 탈모방지 한방 제품인 ‘려(呂) 자양윤모’ 라인은 올해 제품을 리뉴얼했다. 기존 샴푸·린스 일색에서 탈모방지 트리트먼트, 탈모방지 에센스, 두피 딥클렌저, 두피 쿨링 에센스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했다. 에센스는 탈모 고민 부위에 직접 발라 모근에 영양을 주는 제품이며, 두피 딥클렌저는 두피 진정 및 쿨링을 돕는다.

LG생활건강의 한방 샴푸 브랜드 ‘리엔 모강비책’은 홍삼·천삼·작약·황련 등의 성분을 넣었다.리엔 모강비책 샴푸와 리엔 모강비책 모발두피팩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탈모 방지 및 양모’ 의약외품 허가를 받았다. 두피팩은 합성색소 무첨가에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를 함유해 자극성을 줄였다.

현대약품은 쿠퍼펩타이드 성분이 함유된 탈모관리샴푸 ‘미녹솔C’를 출시했다. 쿠퍼펩타이드는 혈액과 침 등에서 발견되는 천연펩타이드 성분으로 모발성장을 돕고 디하이드테스토스테론(DHT)의 억제를 통해 탈모를 감소시킨다. 두피 진정효과가 있는 하수오, 항산화기능이 뛰어난 유칼립투스, 비듬방지와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로즈마리 등 다양한 식물추출물이 복합함유돼 모발건강과 두피관리에 도움을 준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이 탈모 고민을 덜어낼 수 있도록 간단하게 티백 형태로 출시된 차 제품도 눈길을 끈다. 차 전문업체 티젠과 방기호 원장이 공동개발을 통해 선보인 ‘모가득차’는 방기호 원장이 특허 출원한 어성초, 자소엽, 녹차를 이용한 트리플 엔자임 콤플렉스를 적용하였으며, 손쉽게 집에서 우려내어 음용할 수 있는 티백 형태와 헤어팩(헤어스프레이)을 제조할 수 있는 제품(총 2종류)으로 출시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가을철 탈모가 눈에 띄게 악화되는 시기인 만큼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업계에서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가을에 집중적인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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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어떤 샴푸를 써야할까?
건성 두피: 세정력이 약한 약산성 샴푸로 머리를 감고 샴푸 후 반드시 린스로 건조함을 방지한다. 두피 에센스를 골고루 바르고 두피 마사지를 한 후 제품으로 나온 헤어팩이나 달걀 흰자팩으로 유분과 영양을 공급한다.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트리트먼트 로션을 스타일링 전에 발라주면 모발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정상 두피: 1주일에 2회 정도 샴푸 전후로 손가락이나 브러쉬로 두피를 두드려 맛사지하면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탈모를 방지할 수 있다. 요구르트와 오일을 섞어 두피에 골고루 바르고 스팀타월로 덮어 10분간 팩을 한 후 헹궈낸다. 마지막으로 헤어 에센스나 트리트먼트로 마무리한다.

지성 두피: 약알칼리성, 지성 두피용 샴푸와 약용 비듬샴푸를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거품을 내어 두피의 노폐물을 꼼꼼히 씻고 따뜻한 물에 여러 번 헹궈낸다. 린스나 샴푸가 하나로 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린스와 트리트먼트제를 자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두피에 닿지 않게 머리카락에만 바른다.

손상•민감성 두피: 손상모발용 샴푸로 미지근한 물에 감고 린스도 해준다. 헤어 에센스를 바르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피 마사지를 한다. 잦은 브러쉬 사용은 두피에 자극과 손상을 주므로 금물. 이보다는 수분과 케라틴 성분을 보강해주는 헤어팩이 효과적이다. 자외선 차단제가 들어있는 헤어로션이나 젤 사용도 추천한다.
                                                                                                                    *차앤박피부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