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출시장, 자원 등 확보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내수(국내시장 규모)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해서 다른 나라와의 교역 확대가 필수적이다. 세계 경제는 지난 1993년 유럽연합(EU) 출범과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를 계기로 지역간 교역에만 관세 축소 혹은 폐지 등의 혜택을 주는 ‘지역주의(블록) 경제(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차별적인 무역거래)’가 확산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도 국가와 국가 간 양자 협정을 채택해 협정국 간 관세를 철폐하거나 완화해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게 된다. 나라와 나라 간에 FTA를 체결하면 두 나라 시장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효과가 있다.

▶ FTA, 지난 10년간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은?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해왔다. 특히 거대 경제권과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FTA를 맺어 수출시장과 자원 확보라는 혜택을 얻고 있다. 한국은 1990년대 후반까지 FTA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지난 10년간 동시다발적인 FTA 체결로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는 FTA 국가로 발돋움했다.

지난 10년간 FTA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인도와 EU(유럽연합)를 제외한 모든 FTA에서 수출 증가 폭이 전 세계의 수출 증가 폭보다 월등히 컸고,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증가 폭은 인도를 제외한 모든 FTA 국가보다 크고 빠르게 늘어났다. 또한, 인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체결국에 대한 교역 비중도 FTA 발효를 계기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됐다.

2004년 이후 줄곧 줄어들던 미국, EU와의 교역 비중이 FTA 발효 이후 상승세로 반전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교역 비중이 FTA가 발효된 2007년 이후 빠르게 커진 것도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FTA가 발효됐다고 해도 대상 품목별로 관세 인하 폭이나 인하 시기가 모두 다르고, 환율과 원자재 가격 등락 등 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전체 물가에 반영되는 것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상품의 경우는 그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해 FTA의 효과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미국산 ‘체리’다. 한때 체리는 가격이 비싸 쉽게 사먹기 어려운 과일이었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 직후 미국산 체리에 대한 관세(24%)가 전면 철폐된 데다 환율까지 하락하며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 FTA,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서로 다른 두 나라가 FTA를 맺을 경우, 각 나라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와 규모가 달라진다. 농산물 분야는 기후와 인건비 등이 원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농지에 기계영농을 하는 나라와 기후조건이 좋은 나라의 농산물 가격은 쌀 수밖에 없다. FTA 발효로 이들 농산물이 대량으로 수입되면 우리나라 농산물은 가격경쟁에서 밀려 타격을 받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철강, 구리, 금, 니켈, 밀 등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FTA 발효로 이득을 보게 된다. 협상 국가 간에는 원자재를 무관세나 적은 관세를 매겨 교역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협상을 맺지 않은 국가의 원자재보다 수입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FTA는 단순히 긍정적 혹은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FTA를 맺는다는 것은 두 나라가 서로에게 시장을 개방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기업과 외국기업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효과다. 물론 기업들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같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환영할 것이고 그만큼 거래가 활발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즉, FTA는 국가 간 무역이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오므로 전체적인 시장규모가 커진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나무보다 숲을 보는지혜’가 필요하다.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0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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