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 못 하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이틀 앞둔 6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둔촌시장은 주말 저녁 식사와 명절 준비을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상인들은 “작년만 못 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오늘 오전만 해도 손님이 너무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저녁이 되면서 조금 늘기 시작했다”며 “평소 주말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도 “명절을 앞두고 숙주나 나물류가 엄청 나가야 하는데, 손님이 너무 없어 이상할 정도”라며 “최근 몇 년간 계속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예년보다 긴 연휴를 염두에 뒀다. “명절이 길어서 내일까지 지켜봐야겠다”면서 “요즘 보면 제사 지내는 집들은 줄고 가족 여행을 많이 가지 않냐”고 반문했다.

예년보다 빨라진 명절을 탓하기는 분위기도 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추석 때는 사과나 배가 많이 나가는데 작년에 비해 맛이 덜하고 비싸다”며 “오히려 복숭아나 포도가 맛이 좋아 많이 팔리고 가격도 작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2~3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던 복숭아 상품 1박스가 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그는 "확실히 명절때 음식을 하는 사람들은 줄고 사서 먹거나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명절 선물도 시장 보다는 마트나 백화점 이용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해가 갈수록 온 가족이 모여 제사를 지내거나 명절 음식을 함께 만드는 가정이 줄고 있는 반면, 해외 등지로 가족여행을 떠나거나 간편하게 외식을 하는 분위기와 함께 전년 대비 체감 경제가 얼고 있는 상황이 겹쳐진 것으로 보인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60대 중반 한 주부는 “예년에 명절비용으로 30만원 가량 지출했는데, 올해는 35만원 가량 들었다”며 “내년에는 가까운 곳이라고 여행을 가고 싶다”고 밝혀 변화된 추석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