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앞둔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은 명절다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질 만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사진=조성은

“세일이에요, 세일. 동태 다섯 마리에 1만원. 어머님들 좋은 걸로 한 번 골라보셔.”

“오늘 고기 진짜 좋은데. 가격도 착해. 농협 한돈 앞다리살(600g, 제수용)이 5900원.”

“나주꿀배가 1개에 3000원. 아주 달고 맛있어요. 차례상에 올리면 조상님이 좋아하시지.”

추석(9월 8일)을 이틀 앞둔 6일 오후, 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기 위해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여기저기서 손님들의 발길을 끌기 위한 호객 행위가 한창이었다. 시장은 추석 명절을 준비하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댔다. 차례상에 올릴 부침이나 전, 포 등을 파는 반찬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 망원시장(사진=전희진)

과일가게도 마찬가지. 당초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 탓에 과일의 공급량도 적고, 가격도 비쌀 거라고 우려됐지만 과일 출하 시기와 맞물리면서 가격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내려갔다.

축산물과 수산물을 파는 가게도 인기였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녹두빈대떡이 어찌나 맛있게 보이던지 결국 기자는 그 앞을 지나치지 못하고 지갑을 열고 말았다.

줄 서서 기다릴 만큼 빈대떡의 인기는 좋았다. 가격은 1개 4000원. 1만원에 3개를 준다기에 이따가 먹을 것까지 생각해 6개를 구입했다.

빈대떡 등 전과 족발을 판매하는 가게 상인에게 물었다. “아저씨, 시장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추석 대목 제대로 보시겠어요.” “명절이니까 그렇죠. 장사 잘~ 됩니다. 항상 이랬으면 좋겠네.” 아저씨는 바빠서 정신없어도 신이 나는 모습이었다.

빈대떡만큼이나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품목이 있었으니 바로 잡채. 푸짐한 그릇에 가득 담긴 잡채가 1개에 3000원. “지금 안 사면 이따가 못 사요. 남은 게 이것밖에 없어.” 저렴한 가격 덕에 오전에 불티나게 팔리고 남은 수량이 5개란다.

반찬가게 주인아저씨의 말에 마음이 급해진 기자는 얼른 3개를 골라 담고 말을 건넸다. “추석 덕에 장사 잘 되시나 봐요.” “어유, 그럼요. 장사 잘 되죠. 평소보다 2배? 3배 정도는 손님이 많은 것 같은데요.”

▲ 망원시장(사진=조성은)

반찬가게를 뒤로 하고 찾은 민속과자점. 시식용 한과를 맛봤다. 기자에게 한과 구입을 권하는 한과가게 아저씨. “맛있죠? 바삭바삭한 게 입에 넣으면 녹는다니까. 1봉지에 5000원이에요. 한 번 가져가서 잡숴 봐요.”

“추석 대목을 맞아 다른 가게들 다 장사 잘 된다고 하는데 어떠세요?” 아저씨가 말했다. “명절날 앞두고 반짝이지, 뭐. 손님들이 계속 찾아줘야 하는데 시장 바로 옆에 대형마트가 있으니 평소엔 다들 거기로 가는 거지.”

일반적으로 재래시장에서 성수용품을 마련할 때 시중보다 20% 이상 싼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한다. 이곳 망원시장은 정육, 떡, 닭, 생선·건어물, 화장품 등에 대해 가격 할인 추석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한우1등급 사골·우족 30%, 한우 소꼬리 1벌은 30%, 잡화를 제외한 화장품 전 품목은 20~50% 할인했다.

추석 대목을 맞아서 가장 활기 넘쳐야 할 곳이 재래시장이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1년에 40조원이었던 총 매출액이 지난해 20조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고 한다.

평소 한산했던 망원시장. 이날은 오랜만에 활기를 띠면서 명절다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 마음까지 푸근해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망원시장(사진=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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