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더베이101에서 3일 저녁 진행된 르노삼성자동차 ‘뉴 SM7 노바(Nova)’ 출시 행사에서 박동훈 부사장은 “우리의 고객은 댄디(Dandy)한 사람”이라며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4년 만에 새롭게 출시된 르노삼성차 ‘뉴 SM7 노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잔뜩 궁금해하는 기자들은 난데없이 ‘댄디’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 씨의 강연 후 박동훈 부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 댄디를 주제로 토크쇼까지 진행했다. 댄디는 19세기 서구 유럽 귀족들 사이에 일어난 사조(思潮)로 현재는 도시 남성들의 세련된 패션을 일컫는 데 사용된다.

르노삼성차가 ‘뉴 SM7 노바’의 출시에 ‘댄디’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차별성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2010년 처음 출시된 SM7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최고급 세단이다. 4년 전에는 디자인과 성능 모든 면을 다 바꾸었다는 의미로 ‘올 뉴 SM7’이라고 이름 지었다. 같은 모델에서 더 이상 사용할 이름이 없어서였을까? 이번에는 노바(Nova)라는 이름을 붙였다. 노바란 라틴어로 신성(新星), 즉 새로운 별을 의미한다. 이 차에 대한 르노삼성의 기대와 가치를 엿보게 한다.

박 부사장은 “SM7 노바 출시로 그동안 부진을 털고 르노삼성차 플래그십 모델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믿는 최고의 제품”이라며 “크게 시장을 흔들어 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판매 목표는 8만대라고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성적이다.

특히 동급 모델 시장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져와 제네시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슬란까지 겨냥하며 “누구나 타는 차가 아닌 차별화된 나만의 개성과 차별성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차”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등장한 ‘뉴 SM7 노바’는 얼핏 ‘올 뉴 SM7’과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다만 최근 QM3를 시작으로 SM3네오, QM5네오로 이어지는 ‘태풍의 눈’ 로고의 패밀리룩을 채택해 그릴 모양이 바뀌었고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LED 주간 주행등이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전달했다. 보닛의 두 개의 라인이 추가돼 좀 더 강인한 남성다움을 상징했고 18인치 알로이휠과 후면부 트윈 머플러로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업그레이드됐다. 강성은 높고 중량은 가벼운 마그네슘 소재를 판재 차체에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 관계자는 앞으로도 마그네슘 소재 개발을 계속해 외관까지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의사양도 추가했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미러링 시스템으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SK 티맵)을 차량 모니터로 구현한다. 아쉽게도 KT 통신사, 아이폰 이용자는 예외다. 후방카메라와 자동차를 위해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어라운드뷰도 주차의 편리함을 더했다.

시승은 다음날 오전 VQ2.5 6기통 엔진 모델로 부산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울산 간절곶을 경유해 부산 동해베네스트CC로 돌아오는 왕복 83.5km를 주행했다. 신호가 많은 시내 주행과 국도, 고속도로 등 다양한 주행 상황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선 든든한 서스펜션이 방지턱을 넘을 때 안정감이 들었다. 출발과 정차 반응은 다소 늦다고 느껴지지만 부드럽게 가고, 선다고 해야 맞는 표현일 것이다. 정숙한 주행과 부드러운 핸들링은 변함없이 운전하는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지막한 언덕을 치고 올라갈 때,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데 엔진음이 커지거나 RPM이 과하게 올라가며 힘이 부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에코에서 스포츠로 주행모드를 바꾸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디젤엔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답답함을 호소할 만하다. 그래서 다음 디젤 모델 출시 계획이 궁금해진다. 박 부사장은 “나는 디젤 신봉자”라며 “검토 중”이라고 했다.

르노삼성차가 강조한 댄디의 핵심은 결국 자신감이다. 자동차로 치자면 디젤엔진이라는 국내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압도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댄디하려면 부산 사투리로 ‘단디’해야”한다.

VQ2.5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에 최대토크 24.8kg∙m, 복합연비는 L당 10.2km를 기록하고, 이날 시승하지 못한 VQ3.5모델은 258마력과 최대토크 33.7kg∙m, L당 9.4km의 연비를 기록한다. 가격은 각각 3040만~3490만원, 3520만~38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