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원장
■ 신혜경 원장은 도시건축 전문가로서, 대학교수에서 언론사 최초의 전문기자로, 정책 입안자에서 현재는 국가 연구관리기관 최초의 여성기관장으로 매번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녹색성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녹색산업을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흔히 미래 지향적인 산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설교통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부분을 차지(건축물 25%, 교통부문 17%)하고 있는 건설교통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이나 변화가 동반되지 않고서는 녹색환경 창출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다학제간 연구, 기술의 융·복합 등으로 IT, ET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첨단기술이 건설교통 분야에 적용되면서, 건설교통 산업은 그동안의 국가성장의 지원자 역할에서 벗어나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미래 핵심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건설교통 분야의 이러한 변화는 R&D에 대한 관심과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680억 원에 불과했던 건설교통 R&D 예산을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올해 4000억 원으로까지 비약적으로 늘렸으며, 2012년까지 건설교통 분야를 포함해 국가 R&D 예산을 GDP의 5% 수준인 16조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연구개발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기술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미래 먹거리 창출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건설교통 R&D는 국토 공간의 효율적 이용과 녹색도시 건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정부의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건설교통 R&D는 올해 녹색성장을 대비해 ‘국토해양 R&D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등 변화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국토해양 R&D 발전전략’은 국토해양 R&D의 향후 10년을 전망하고 준비하는 계획으로, R&D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미래 핵심기술(Green-up 30)을 담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건설교통 R&D의 이 같은 변화는 품격 높은 국토 해양 공간을 창조하는 ‘녹색성장 리더’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본 전략에 따라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30% 이상 저감하고, 해외 녹색시장 점유율도 7% 확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교통사고 비용, 물류 비용, 혼잡 비용, 재해 비용 등 사회·경제적 비용도 3∼5% 감소함으로써 약 1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 분야는 기술의 특성상 연구개발이 단기간에 효과를 나타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활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입한 예산에 비해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연구자의 성과 활용 노력은 물론 연구관리 전문기관의 중간자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리라 생각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글로벌 이슈가 마련되어 현재 모든 산업들이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녹색기술 개발은 오랜 기간 동안 시대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교통 기술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녹색산업을 창출하는 선도적 지위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분야로써, 첨단 IT 기술 등 다양한 기술과 만나 최첨단,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확장되어 국가 경제 발전의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건설교통 기술 중심의 그린혁명을 통해 미래사회는 공간시스템의 혁신과 생활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