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글귀는 황인숙 시인의 「어느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에서 가져왔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비움과 겸손의 미덕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사진=교보생명 제공

시민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온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가을 옷으로 갈아 입었다.

어느 날 나무는 말이 없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하나, 둘

이파리를 떨군다

이번 〈가을편〉은 황인숙 시인의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에서 가져왔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비움과 겸손의 미덕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시인은 계절의 변화도 놓치지 않고 시심으로 승화시켰다. 이파리를 떨구는 안타까움을 느낄 때 비로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수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시인만의 언어로 풀어낸 것.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사색을 붙잡는 기쁨이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바쁜 일상으로 자신을 되돌아 보기 힘든 요즘이지만, 가을을 맞아 스스로를 비우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뜻에서 글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을편은 신선한 디자인 감각을 가진 대학생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져 눈길을 끈다. 교보생명은 젊은이들의 문학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230여 개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선정됐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일본 등 해외에 거주하는 디자인 학도들도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상을 수상한 계원예대 이다희 (21)씨는 “눈을 감고 깊은 사색에 빠지는 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며 “광화문글판을 본 시민들이 잠시나마 눈을 감고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디자인하게 됐다”고 전했다.

광화문글판 〈가을편〉은 오는 11월 말까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과 강남교보타워, 부산, 제주 등 전국 5곳에 걸린다.

한편, 교보생명은 오는 2일 광화문 본사 교보컨벤션홀에서 공모전 시상식과 더불어 ‘광화문글판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수상자 전원에게는 장학금이 전달된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시민들과 함께 ‘광화문글판’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