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현지시각) 트위치(Twitch)의 CEO 에멧 쉬어는 커뮤니티를 통해 트위치가 아마존에 인수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당연히 구글의 유튜브에 인수될 것이라고 믿었던 트위치가 갑자기 방향을 선회해 아마존의 품에 안겼기 때문이다.

▲ 트위치 로고. 사진제공 - 트위치 홈페이지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영상 서비스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점한 유튜브가 게임계의 ESPN이라 불리는 트위치 인수 직전까지 갔지만, 독점에 의해 발생되는 부당한 거래의 제한과 독점 그 자체를 배제 또는 규제하기 위한 미국의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가능성 때문에 협상이 막판에 무산됐다는 주장도 한다. 이 외에도 유튜브가 트위치의 기업가치를 확실하게 판단하지 못해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심지어 트위치의 CEO인 에멧 쉬어가 금전적인 이유로 아마존을 택했다는 설도 있다. 이러한 설은 아마존이 트위치를 인수하며 9억7000만 달러를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린 점에서 기인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에멧 쉬어의 확신과 트위치 자체를 얻고자 하는 '아마존의 강력한 의지'다. 정확히는 게임 영상 콘텐츠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아마존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트위치는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에멧 쉬어가 2011년 설립한 동영상 스트리밍 전문 회사다. 당초 유튜브와 비슷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평이한 출발을 보이던 트위치는 e-스포츠가 발전하며 일대 전기를 맞이했다.

트위치는 게임 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변신하며 영상을 업로드하는 이용자만 월 110만 명에 달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후 트위치는 게임계의 ESPN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튜브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월 방문자 수에서 유튜브에 밀리지만, 월 시청시간에는 트위치가 160억 시간으로 60억 시간에 불과한 유튜브를 압도한다. 게임이라는 특화된 서비스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아마존은 바로 이러한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트위치의 막강한 게임 영상 점유율을 통해 자사가 야심 차게 출시한 다양한 디바이스를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마존은 킨들파이어, 파이어폰, 파이어TV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전문 제조사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게임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디바이스에 체화할 수 있는 트위치를 선택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하지만 아마존의 노림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자사의 디바이스에 접목할 게임 산업 시장만 따져서 9억7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트위치를 인수하며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배하는 구글을 비롯한 다양한 회사에 도전할 것이라고 본다. 게임을 넘어 음악과 전체 콘텐츠를 아우르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IT의 새로운 대세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등이 발전하며 모바일과 연결된 기술들이 각광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스트리밍 서비스도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Songza(송자)'를 인수해 자사의 안드로이드 TV와 크롬캐스트를 통해 스트리밍 콘텐츠 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애플도 '비츠(Beats)'를 인수해 자사의 '아이튠스 라디오(iTunes Radio)'와 묶어 애플TV의 경쟁력으로 확보했다. 지금 스트리밍 시장은 전쟁중이다.

아마존은 트위치 인수를 통해 자사의 디바이스 콘텐츠 질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고 구글과 애플, 그리고 판도라 등이 주도하는 세계 스트리밍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는 게임을 넘어 방대한 콘텐츠가 일렁이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쟁탈전에서 아마존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