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 박사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다이어트가 비만의 진짜 원인이다.” 살 빼려고 하는 다이어트가 도리어 비만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니 그야말로 아이러니하다. 오리온의 과자 브랜드 ‘닥터유’ 기획설계 및 ‘건강전도사 닥터U’로 유명한 유태우 닥터U와함께의원(몸맘삶 훈련) 원장은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다이어트와 관련된 편견을 여지없이 깨부순다.

그는 단순히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량을 전제로 한 음식 골라 먹기·운동·몸매 관리를 의미하는 지금의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대신 욕구를 충족시키며 체중 감량능력을 훈련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살 빼는 방법을 제안한다.

일명 ‘닥터U 감량·다지기 훈련’으로 불리는 이 훈련법의 요체는 한 번의 훈련으로 평생 체중 걱정 없이 살자는 것. 3개월 기본 프로그램이 500만원으로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비교적 단기간에 확실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유 박사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그의 병원에서 만나 쉽고 빠른 체중 감량의 논리를 들었다.

 

다이어트를 비만의 원인으로 꼽은 것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다이어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결과예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이에요. 그리고 그 방법에 따른 결과를 기대하죠. ‘다이어트’ 하면 ‘음식을 골라 먹겠다’, ‘운동을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예요. 주로 음식을 가려 먹는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런 다이어트 삶의 결과는 비만입니다. 매우 역설적이지만 가려먹으려고 하면 할수록 식욕이 더 커지고, 덜 먹은 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폭식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다이어트는 자꾸 반복하게 되지만, 감량은 단 한 번만 하면 됩니다. 더 이상 다이어트하지 마세요.”

 

●박사님이 개발한 체중 감량능력 훈련법의 원리는 뭔가요.

“한 마디로 어떠한 약이나 기계적 치료 없이 자신의 의지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에요. 감량능력은 몸이 쓰는 에너지보다 적게 먹어 살을 빼는 원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감량능력을 키우게 되면 언제든 체중을 감량하고 싶을 때 몸이 쓰는 에너지보다 적게 섭취해 몸 안의 기름을 원하는 대로 소모할 수 있게 돼요. 감량 훈련보다 더 중요한 게 다지기 훈련이죠.”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합니다.

“감량만큼이나 감량한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 중요해요. 몸 속 감량능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억지로 식욕을 제어하기 시작하면, 몸은 거꾸로 폭식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을 이기지 못합니다. 몸이 쓰는 양만큼만 먹어 현재의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다지기 능력 훈련입니다. 이 훈련을 할 때는 감량 훈련 기간보다 조금씩 더 먹어도 살이 찌지 않으며 훈련이 끝났을 때의 식사량은 감량 전 식사량의 70~80% 수준이 돼요. 몸이 작아졌기 때문에 그만큼 덜 먹게 되는 것이죠. 다지기 훈련을 마치면 어떤 체중이라도 평생 그 체중을 유지할 수 있어요.”

 

●욕구를 억제하지 말고 충족시키라는 주장을 내세우셨는데 어떻게 가능하다는 얘기인가요.

“감량능력 훈련의 핵심은 ‘한 입 한 모금’과 ‘뱉기 훈련’이에요. 한 입 한 모금은 식사 때 밥 한술에 물 한 모금 마시기를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자연히 위 속을 물로 많이 채우게 돼 식사량을 절반 이상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한마디로 먹는 것을 줄이는 거예요. 뱉기 훈련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맛본 뒤, 삼키지 않고 뱉는 경험을 통해 억눌렀던 식욕을 충족시키는 대신 먹는 양을 조절해 나가는 것입니다. 체중은 언제나 몸 쓰기와 먹기의 차이에 따라 결정돼요.

살이 찌는 이유는 자신의 몸이 쓰는 것보다 더 많이 먹기 때문이에요. 쓰기보다 먹기를 줄이는 순간, 내 몸은 스스로 비축해둔 기름을 태워서 쓰기 시작하죠. 감량 훈련을 통해 평균 3주에 10kg을 뺄 수 있어요. 다지기 훈련까지 마쳐야 감량에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2개월에 10kg 감량이 가능한 거죠. 닥터U 감량·다지기 훈련은 기본적으로 3개월간 진행합니다. 감량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는 ‘쉽게 살기’ 훈련을 하기도 해요.”

 

●체중 감량을 하면서 배고픔을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이를 해소할 방법이 있나요.

“배고픔은 위를 중심으로 느껴지는 불편함이에요. 과거의 배고픔은 말 그대로 내 몸에서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신호였고, 생존을 위한 신체의 보호 장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영양과잉인 현대인이 느끼는 배고픔은 엄밀히 말하면 내 몸의 요구가 아니라 뇌의 욕구불만이에요. 모든 감각을 실제로 느끼는 곳은 뇌입니다. 즉 배고픔이 아니라 뇌고픔이에요. 뇌고픔을 배고픔으로 착각하고 음식을 더 먹으면 바로 체중 증가로 이어지죠. 뇌고픔을 없애는 더 직접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배고픔을 즐기는 것이죠. 한 끼를 거른다고 해서 큰일나지 않아요. ‘1일 금식’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닥터U의 감량·다지기 훈련의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인 ‘몸식’은 무엇인가요.

“보통 정상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몸에는 최소한 10kg의 잉여지방을 가지고 있어요. 잉여지방은 내 몸에 필요한 적정한 지방을 넘어서 축적된 지방을 말해요. 잉여지방은 식량이 부족할 때를 대비한 것으로 10kg의 지방은 약 9만kcal에 해당돼요. 보통 사람들이 하루에 먹는 음식의 양을 2000kcal라고 했을 때 이는 대체로 1개월 반 치에 달합니다. 

어떤 음식이든 잉여지방이 될 수가 있어요. 밥, 반찬, 국도 되고 심지어는 채소나 고기도 되죠. 잉여지방 속에 유일하게 없는 것이 물과 비타민, 미네랄 정도예요. 하지만 10kg 정도의 잉여지방을 가진 경우 보통 1개월 반 치의 비타민과 미네랄 여분을 내 몸의 다른 곳에 비축하고 있죠. 이렇게 몸 안에 축적돼 있는 식량인 잉여지방을 먹는 것이 바로 ‘몸식’이에요. 내 몸이 쓰는 것보다 덜 먹으면 그 나머지 분량만큼을 내 몸의 잉여지방을 먹게 되는 것이죠.”

 

●체중 감량은 얼마나 하는 것이 좋은가요.

“건강상 가장 좋은 체중을 정상체중이라 하고, 건강과 외모를 고려해 최적화한 체중을 ‘적정체중’이라고 해요. 적정체중은 신장과 성별에 의해서만 결정돼요. 감량은 적정체중을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퇴행성관절염 등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력을 넘치게 만들거든요.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체형과 젊음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자기 몸에 대한 자신감을 한껏 높이게 되죠. 당장 자신의 적정체중을 알고 싶다면 닥터U와함께의원 홈페이지에서 성별, 현재 키와 체중을 입력해 확인할 수 있어요.”

 

●앞서 말씀하신 ‘쉽게 살기’ 훈련은 체중 감량에 어떤 효과가 있나요.

“고난의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미 스트레스인 거예요. 비만은 스트레스가 원인이에요. 나를 구성하는 건 ‘내몸맘’이고 또 나를 둘러싼 사회와 환경의 영향도 크죠. 내 몸맘삶을 평가한 뒤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파악합니다. 만약 지금 힘든 상황이라면 편안해질 때까지 ‘쉽게 살기’ 훈련부터 먼저 하는 거죠. 이 훈련은 첫 번째 ‘숙면 훈련’, 두 번째 ‘일정하게 식사하라’, 세 번째 ‘하루 에너지를 10% 남겨라’, 네 번째 ‘꼴리는 대로 먹어라’로 이뤄집니다.”

 

●어떻게 하면 ‘쉽게 살기’를 할 수 있나요.

“먼저 숙면 훈련은 낮에도 자는 것 같고 밤에도 깨어 있는 것 같은 요즘 사람들의 비숙면을 자연 상태로 만드는 거예요. 하루 몇 시간을 자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중·주말 가리지 않고 기상 시간을 정해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납니다. 낮잠은 절대 금물이고요. 일정하게 식사하는 것은 매일 같은 시간에 가급적 같은 양을 먹는 거예요. 하루 세끼 동일한 양을 먹는 게 좋겠지만 아침·점심·저녁을 1:2:3 비율로 먹는다든가 일정 시간에 일정 양을 먹습니다. 그리고 하루 10시간을 일했다면 1시간은 아무 일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하루 10% 에너지 남기기입니다. 쉽게 살기 훈련 동안은 먹고 싶은 대로 마음껏 먹어도 좋아요.”

 

●살을 빼고 싶은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닥터유 감량·다지기 훈련은 치료가 아니라 스스로 하는 훈련법이에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하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지 못하는 거예요. 다이어트하지 마세요. 체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없다면 그대로 행복하게 살면 됩니다. 습관과 생각도 억지로 바꾸려 하지 마세요. 겉마음, 즉 생각은 물론 바꾸려고 하지만 속마음인 감정과 욕구는 그대로 있기를 원해요. 바꾸려고 생각할수록 겉마음과 속마음이 충돌하기 때문에 힘만 들고 실행이 더 어려워지거든요. 바꾼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원하는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시작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유태우 박사의 감량·다지기 훈련 Tip

◆하체만 살을 빼고 싶다면

지방흡입술이나 지방분해 등의 시술, 양약과 한약, 다이어트 식품 등에 의존해 다른 어떤 것이 체중을 감량해주면 내 몸은 원래 몸으로 돌아가려고 하므로 반드시 요요 현상이 찾아온다. 국소부위 운동을 해도 근육만 붙지, 지방이 빠지지는 않는다. 정상체중 범위에 있는 여성의 경우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체의 살만 빼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운 좋게 뺐다고 해도 몸 전체의 기름 양에 맞춰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시간문제.

따라서 일단 감량을 해서 전체 몸에서 기름을 빼고 다지기를 하면서 지방을 재분포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단 감량을 통해 몸 안의 기름을 최대한 빼내면 몸에는 지방이 모자라는 부위와 남는 부위 사이의 불균형이 생긴다.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면 이들 부위 간에 지방 재분포가 일어나 탄력 있는 얼굴, 균형 잡힌 상·하체, 탄탄한 가슴이 회복되면서 이상적인 체형을 완성할 수 있다.

◆식욕을 달래주는 뱉기 훈련

음식을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으며 충분히 앞 맛을 즐긴다→평소 먹는 한 입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을 입에 넣는다(자세는 고개를 약간 앞으로 숙여 음식이 입 안 앞쪽에 위치하게 한다)→음식을 씹을 필요가 있으면 앞니로 오물오물 씹으면서 그 맛을 최대로 음미한다(음식물을 삼키지 않도록 고개 숙인 자세를 유지한다)→입맛을 최대로 만족한 후 입에 넣었던 음식을 준비한 용기에 뱉는다→물 한 모금으로 입 안에 남아있는 음식을 헹궈낸다→이어서 물 한 모금을 삼킨다.

삼킨 것은 물이지만 방금 입으로 맛봤던 그 음식 맛이 목에서 느껴지는 ‘목맛’을 경험하게 된다. 또 배 속에 들어간 것은 물이지만 자신의 식욕뇌는 그 음식을 실제로 삼킨 것과 같은 ‘뒷맛’을 느낀다. 준비한 음식을 다 맛보고 뱉을 때까지 이를 반복한다. 뱉은 그릇이 다 차면 그것은 화장실에 버린다.

◆가장 좋은 다지기 훈련 전략

먹기 따로, 운동 따로 생각해야 다지기에 성공한다. 먹기는 어제 먹은 것과 오늘 먹은 것을 비교하고, 운동은 어제 한 운동과 오늘 한 운동량을 비교해야 한다. 다지기를 하는 동안 운동은 매주 10% 정도 늘리면 된다. 삼키기, 즉 먹기는 의도적으로 항상 오늘 그대로여야 한다. 그래야 내 몸이 알아서 쓰는 것만큼 먹게 만들 수 있다.

참고서적=<2개월에 1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