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54) CJ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범 삼성가에서 똘똘 뭉쳐 이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건희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이창희씨의 부인인 이영자씨,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은 지난 19일 서울고등법원(권기훈 부장판사)에 이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탄원서에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매우 악화돼 현재 상태로는 수감생활을 견뎌낼 수 없다는 점과 이 회장 부재로 인해 현재 CJ그룹이 심각한 경영 차질을 빚고 있어 선처를 요망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회장은 1657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해왔다. 그러던중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형 집행정지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삼성과 CJ 두 그룹은 지난 2012년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유산 소송을 제기한 이후 줄곧 반목하며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하지만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범 삼성가(家)가 한마음으로 뭉쳐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면서 한 집안과 다름없는 두 그룹 간의 해묵은 감정이 이번 기회에 자연스레 해소되면서 삼성가 전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집안 문제여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면서도 "가족 간의 정리를 생각해 삼성가 가족분들이 마음을 합쳐 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재판부의 혜량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