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자동차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킬만한 일이 터졌다.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던 ‘무쏘’가 돌연 픽업트럭을 선보이겠다는 뜻밖의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무쏘는 쌍용자동차가 1993년부터 생산했던 SUV 모델로, ‘코뿔소’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 ‘무소’에서 차용한 브랜드다. 영국 RCA 켄 그린리 교수가 돌고래를 모티브로 디자인했고,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엔진을 장착해 투박하고 거친 느낌의 타사 모델과 차별화해 인기를 끌었다.

그런 무쏘가 갑자기 픽업트럭 시장에 뛰어든다고 하니 세간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무쏘가 픽업트럭 시장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세금혜택 여부였다. 픽업트럭은 상용차로 분류돼 특소세를 면제받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세도 연간 2만85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타사 브랜드들은 정부를 압박해 적재 중량과 디자인을 문제 삼으며 상용차 아닌 승용차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무쏘 픽업트럭은 ‘무쏘스포츠’라는 이름으로 2002년 탄생했고, 2006년까지 꾸준한 인기를 끌며 요즘도 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무쏘스포츠의 혈통은 2006년 액티언스포츠에 이어 2012년 들어 ‘코란도 스포츠’가 계승하고 있다. RV(Recreational Vehicle) 명가(名家) 쌍용자동차 모델 가운데서도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판매량 최다 기록을 세운 명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7월까지 국내 판매량을 살펴보면 코란도 스포츠는 1만6140대가 팔려 같은 기간 전체 쌍용자동차 판매 대수 3만9262대의 약 4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경쟁 모델이 없는 국내 유일 픽업트럭 코란도 스포츠의 매력은 단연 활용성에 있다. 후방에 설계된 개방형 화물칸은 400kg까지 크기에 제한없이 적재할 수 있다. 아웃도어 레저 열풍으로 집 한 채를 옮긴 듯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캠퍼’들은 물론 자영업 사장님들까지 애용층이 넓다.

코란도 스포츠의 또 다른 파워는 바로 남다른 엔진 성능에서 비롯된다. 코란도 스포츠는 한국형 디젤 엔진 e-XDi200액티브 디젤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저속 토크를 구현해냈다. 최대출력 155ps, 최대토크 36.7kg∙m를 달성했으며 11.8km 연비와 172g/km로 CO2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메르세데스-벤츠 E-Tepnic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을 가능케 했다. 실제 운전해 보면 육중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디젤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신경을 거스를 정도는 아니며 탁 트인 시야 덕에 편안한 운전을 할 수 있다.

특히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차량은 다소 묵직해지면서 안정감을 더해 준다. 구분상 상용차, 트럭이지만 장거리 주행뿐 아니라 도심운전에서도 별다른 불편함을 찾을 수 없다. 아울러 연간 2만8500원에 불과한 자동차세, 법인/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환경개선부담금 영구 면제 등 다양한 경제적 혜택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2015 코란도 스포츠 판매가격은 2륜모델(CX5) 2068만~2362만원이며, 4륜모델(CX7)은 2373만~280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