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스타 레이디 가가가 아이스 버킷에 도전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제공

양동이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이른바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지구촌 방방곡곡으로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다는 봉사와 나눔의 의미에 더해 빌게이츠, 레이디 가가, 오프라 윈프리 등 해외 유명인사뿐 아니라 축구선수 손흥민, 배우 조인성 등 국내 스타들까지 잇따라 참여하면서 그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타고 지구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아이스 버킷 챌린지 모금운동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수가 무려 240만개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6월1일부터 8월17일 사이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들을 집계한 수치다. 또한 트위터의 경우도 1분에 1,887개의 트윗이 이뤄지는 등 온라인세상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전 회장이 양동이를 뒤잡어 얼음물을 쓰는 장면. 사진=유튜브 제공

페이스북의 경우, 미국에서 올라온 동영상이 가장 많고,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독일에 이어 전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미국루게릭병협회(ALS)가 루게릭병 환자 치유를 위해 제안한 모금 운동으로, 참가자는 차가운 얼음물이 담긴 양동이를 자기 머리 위로 쏟아 부은 뒤 지인 등 3명을 무작위로 지명하게 된다. 다만, 지명받은 3명은 24시간 내에 똑같이 스스로에게 머리 위로 얼음 물을 붓거나 100달러를 지정된 단체에 기부해야 한다. 얼음물 쏟기와 100달러 기부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도 되며, 둘 다 해도 무방하다. 미국ALS 협회는 7월29일부터 8월18일 사이에 기부금 1,56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캠페인은 지난 6월 첫선을 보였지만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립자와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등 IT업계 거물들이 합류하면서 지구촌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여기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줄줄이 참여하면서 폭발적인 확장성을 띠게 됐다.

 특히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로버트 F. 케네디의 미망인 등이 이 운동에 참가하면서 다음 주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을 지목하며 세계적 뉴스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100달러 기부금을 보내는 형식으로 이 운동에 동참하면서 현재 지구촌 명사들이 앞다퉈 얼음물 뒤집어쓰기라는 기발한 운동에 뛰어드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아이스 버킷 캠페인에 참여하며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루게릭병으로 투병중인 박승일 전 울산 모비스 코치는 앞서 배우 양동근, 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과 함께 김의원을 지명했다. 사진=김용태의원실 제공

미국 영화배우 빈 디젤은 지난 19일 이 운동에 참여한 뒤 3명을 지명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바로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아직 이들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까지 동참할 경우, 민간 캠페인에 G2 대통령이 참석하는 흥미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20일에는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여의도 국회에서 아이스 버킷 캠페인에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루게릭병으로 투병중인 박승일 전 울산 모비스 코치는 본인이 얼음 물을 뒤집어쓴 뒤 배우 양동근, 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과 함께 김용태 의원을 지명한 바 있다. 김용태 의원은 "박승일 전 코치 가족과는 올해 연결돼 가까이 지내고 있다"면서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함께 음지에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지사장은 국내에서도 IT업계와 연예계를 중심으로 아이스버킷 운동이 번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용범 지사장은 자신이 직접 얼음물을 뒤집어 쓴 뒤 자신이 지목한 개그맨 김준호가 야구스타 류현진, 영화배우 박한별, 가수 정준영 등 3명을 지명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가수 션 역시 한국루게릭병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설립된 승일희망재단에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가수 지드래곤, 배우 조인성, 축구 해설위원 이영표 등 3명을 지명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들 이에도 가수 팀·플라이투더스카이의 브라이언·슈퍼주니어 최시원, 배우 임주환 등과 해외의 가수 저스틴 비버, 애플의 CEO 티모시 쿡, 축구선수 네이마르 등 동참자들의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가수 팀은 "미국에 있는 지인이 지목해 도전장을 보냈고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늦은 밤 예술의전당 앞에서 얼음물을 양동이로 뒤집어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은 이어 가수 션,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브라이언, 슈퍼주니어 최시원 3명을 지목했고 릴레이는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별도로 지명을 받지 않더라도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한 이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면서 인증 동영상을 찍고 이를 유튜브 등 SNS에 올리면서 ‘착한 일 하면서 즐기는’ 기쁨을 만끽하려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아이스버킷 열풍은 한동안 지구촌을 달굴 전망이다.

▲ 축구스타 손흥민 선수가 아이스 버킷에 동참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제공

 한편 이같은 캠페인을 낳게 한 루 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질환으로, 근육이 위축되면서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 질환이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4번 타자였던 루 게릭(Lou Gehrig : 1903~1941)이 이 병에 걸려 38세때 사망하면서 루 게릭이라는 병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루 게릭 선수는 베이브 루스와 함께 양키스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통산타율 3할4푼, 홈런 493개, 연속출장 2130경기 등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블랙홀 이론으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우, 21세때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으나 아직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천체연구를 하고 있는 특이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