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은)이 '내수진작'을 위해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2.50%에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2.25%로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010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금리를 내린 가장 큰 이유는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올 초 발생한 세월호 참사 여파. 그로 인해 추락한 소비심리. 원화 강세 영향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신음. 내수경기를 살리겠다고 정부가 40조원 규모의 재정을 푸는 특단의 부양책을 내놓자 한은도 금리인하 카드를 꺼낸 것이다. 지난 6월 ‘만장일치’ 동결을 보인 금통위원 7명 중 6명도 이날 금리 인하에 찬성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 위축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6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늘어나 5월(1.2%)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6%에 그쳤다. 이는 7분기 이래 최저치다.

기획재정부도 7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관건은 ‘효과’가 있느냐다. 통상 금리가 하락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소비·투자가 늘고 이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다.

이주열 총재는 일단 경제주체들의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 “산술적으로 제시하긴 어렵지만 정부정책과 종합적인 대책으로 (내수)심리가 개선되고 회복세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를 0.25%p 내리면 1차 연도 성장증대효과가 0.05~0.1%p인 것으로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위축된 심리를 개선시켜 경기회복세를 형성하겠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추가적인 정책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한은에서도 이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하 효과가 미미할 경우 연내 추가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단 얘기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정책 효과를 지켜보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어떻게 바뀔지,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등 모든 지표를 감안해 대응해야 한다”며 중립적 자세를 취했다.

가계와 기업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금리인하로 심리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특히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보다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자본시장의 즉,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미 금리수준이 반영됐기 때문에 실물경제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다.

HMC투자증권 이정준 연구원은 “지금 관심가져야할 부분은 경기 하락을 압박할 만한 위험 요소가 추가적으로 부각될지의 여부”라며, “이 총재가 경제주체들의 ‘심리’회복을 강조한 만큼 10월 수정경제전망 등 경제 지표들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하의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고, 실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세월호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중금리는 이미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 인하 수준 자체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선 연내 추가 인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정부의 재정정책, 내수확대 정책 등과 더불어 통화정책까지 ‘내수 진작’ 방향으로 쏠렸기 때문에 경제적 정책 공조가 이뤄졌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