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9월8일 월요일이다. 추석 하루 전인 9월7일이 일요일이므로 연휴가 하루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는 이러한 겹침 휴일을 대체휴일로 보상하기 위해 연휴 마지막 날 하루를 더 추가하기로 했다. 이로써 연휴는 9월6일 토요일부터 9월10일 수요일까지 총 5일이 된다.

대체 공휴일제 도입은 지난해 한 웹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13년 한해 동안 직장인을 웃음 짓게 한 흐뭇한 뉴스’ 1위에 뽑힌 바 있다. 하루 더 쉬는 것, 물론 고된 직장인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지만 고작 이게 무어라고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뉴스 첫 번째로 꼽혔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올해 유통가에는 흐뭇한 소식이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사실 울상이었다. 먼저 지난 6월 월드컵 특수를 노렸지만, 대표팀의 성적 부진에 일찍이 경기가 막을 내리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월드컵 응원 도구를 대량으로 확보해놨던 영세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국민들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 열풍’에 동참하고 싶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월드컵 특수 실종에 이어 마른장마 탓에 장마마케팅 마저 허탕을 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유통가는 이제 추석에 올인이다. 1976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이른 ‘여름 추석’을 대비해 2주 전부터 추석선물세트 물량을 앞당겨 내놨다. 추석을 이용한 실적 반등에 사활을 걸은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탓에 선호하는 추석선물이 변했다. 홈플러스가 추석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4주간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 1만~3만원대 저가형 가공식품·생활용품 세트가 모두 판매 10위까지를 석권했다. 반면 대표적인 추석 선물인 한우, 과일 등 신선식품은 1개 품목도 10위권 내에 들지 못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올해 비가 안내려 가뭄으로 애를 태우던 농민들에게는 더 고달픈 소식이다.

그래도 예년보다 실적이 올라가, 사전 예약량이 많다고 한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실적이 지난해 예약판매 첫주와 견줘 60% 증가했고, 3만~5만원대의 가공식품과 생필품이 많이 판매됐다. 홈플러스도 7월14~8월7일 예약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87% 늘었고, 1만원대 후반의 커피세트가 매출 1~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선물 판매 현황이 앞으로 내수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현실로 돌려놓는 징후가 될지 기대 해본다.

추석이 다가온다. 사실 올해에는 ‘2014년이 최악의 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안 좋은 이슈가 너무 많았다. 유통가에 흐뭇한 뉴스가 들려올까. 아니, 전 국민 모두가 흐뭇해할 만한 소식 하나 쯤은 ‘빵!’하고 터져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