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적과 맞서 싸우는 ‘이순신 장군’의 기세가 거침이 없다. ‘최종병기 활’로 사극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한민 감독의 ‘명량’이 개봉을 하루 앞둔 29일 예매율 50%를 훌쩍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민식이 열연한 충무공의 명량해전이 조선내 탐관오리를 상대로 민란으로 맞서는 ‘군도’의 돌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본 왜장으로 분(扮)한 류승룡의 연기 또한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하정우-강동원 두 주연배우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군도’는 개봉 1주일만에 338만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오랜 잠에 빠진 여름 극장가를 흔들어 깨우며 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명량'의 거센 해풍이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통쾌무비의 감동을 선사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오후 5시30분 기준)에 따르면 ‘명량’의 예매점유율은 53.6%에 이른다. 2위 ‘군도: 민란의 시대’(13.8%)와 3위 ‘드래곤 길들이기2’(13.6%)를 가볍게 누르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명량의 예매 관객수는 16만5400여명을 기록 중이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8월6일 개봉 예정인 해적:바다로간 산적은 4.4% 예매율을 보이며 1주일 후를 내다보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해적‘은 김남길과 손예진 주연의 액션 어드벤처영화로 가족 관객을 겨냥한 코믹오락극이며,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인기그룹 멤버 박유천의 스크린 데뷔작인 ‘해무’는 8월13일 개봉을 기약하고 있다. 바다위의 안개라는 뜻의 ‘해무’는 명감독 봉준호가 심성보 감독을 앞세워 연기파 배우 김윤석과 콤비를 이룬 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특히 30일 개봉되는 ‘명량’의 관전 포인트는 1597년 임진왜란 6년 당시 이순신 장군이 불과 12척의 배로 330척에 이르는 왜군의 배와 맞서는 명량대첩의 실제 해전 상황을 그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장 61분간 펼쳐지는 숨막히는 해전을 통해 관객들을 400여년 전 과거로의 여행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군도(쇼박스 미디어플렉스)-명량(CJ엔터테인먼트)-해적(롯데엔터테인먼트)-해무(NEW) 등 4파전은 국내 4대 배급사간 물러설 수 없는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자못 흥미를 끈다.

3편의 사극과 1편(해무)의 현대물이 맞서는 국내리그 4강전에서 어느 작품이 올 하반기 여름의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리며 올해 처음 1000만 관객을 넘보는 ‘여름천왕’ 1위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