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은퇴를 희망하지 않는다. 최대한 더 일하려 한다. 그러나 사실은 일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부족한 은퇴자금을 노동의 연장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노후에 연금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자녀들도 부모가 편안해야 찾아온다. 긴 병에 효자 없듯, 돈 없는 긴 노후에도 효자 없다. 그러나 충분한 연금만 있으면 긴 노후에도 자녀들 모두 효자가 될 것이다.

50대들은 이미 어느 정도 은퇴자금 준비가 끝나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노후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기 힘들 확률이 높다. 심지어 연금상품 하나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주택연금이나 일시납즉시연금 가입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연금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향후 받는 연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연금보험은 일반연금보험과 변액연금보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변액유니버셜보험도 매월 자동인출 기능을 설정하면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다.

 

◆ 연금보험, 자산 투자방식 따라 세 가지로 구분

연금보험은 자산을 굴리는 방식에 따라 공시이율형과 변액형으로 구분한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금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공시이율이 높으면 더 많은 수익을 낸다. 다만 보험사의 운용자산 수익률과 국고채, 회사채 등 외부 지표금리를 감안해 매월 산출, 공표한다.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공시이율도 상승한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적금금리보다 약 1.5%p 높다.

시중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공시이율형 상품의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기조로 볼 때 공시이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게다가 대형 보험사의 경우 과거에 판매했던 확정고금리 상품으로 인한 역마진 부담으로 금리 상승기가 도래해도 당분간 공시이율을 높이지 않을 확률도 크다.

그러나 보험은 아무리 시중금리가 떨어져도 최저이율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10년 이내에는 2~2.5%를 보장하며, 10년 이후에는 1.5~2%를 보장한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낮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해도 최저금리는 챙길 수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납입하는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을 일반계정으로 구분, 우선 차감한다. 나머지를 특별계정으로 따로 떼어 펀드에 투자, 8%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한다. 다만 변액연금은 채권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목표수익률이 일반적인 변액보험보다 조금 낮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도 오르고, 주가도 동반 상승한다. 경기 회복에 따라 기업 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채권이나 은행 예금 등 안정적인 상품에 비해 수익이 높은 주식으로 이동하는 자금도 많아져 수익률이 배가되기도 한다.

주가상승 시기에는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변액형이 공시이율형보다 더 유리하다. 아울러 주식은 항상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성향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10% 정도다.

물론 주가하락기에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변액연금보험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바로 최저연금적립금(GMAB: Guaranteed Minimum Accumulation Benefit) 보장 기능이다. 변액연금보험 판매 초기 시점부터 적용된 이 기능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한다. 즉 투자 실적이 높으면 투자자에게 돌려주며, 투자실적이 나쁘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이다.

다만 GMAB 기능으로 인해 보험사는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한 투자를 한다. 따라서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높인다. 따라서 변액연금보험은 변액유니버셜보험처럼 주식투자 비중이 높지 않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연금보험이 아니다. 그러나 매월 자동인출 기능을 활용하면 연금보험처럼 활용할 수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GMAB 기능이 없다. 따라서 보험사는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펀드처럼 순수투자형에 보험 기능을 부가한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장기고수익을 노리고 이 상품에 가입한다. 실제 주식 등 위험자산에 100% 투자가 가능한 상품도 있다. 기대수익률은 가장 높다.

 

◆ 적립금 실적배당 최대한 유지하라

수입을 일시에 높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즉 대부분 사람에게 재원은 한정되어 있다. 이 한정된 재월을 최대한 활용해 더 많은 연금을 만들어야 한다.

공시이율형 일반연금보험,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활용해 더 많은 연금 수령방법을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공시이율형은 안정적이다. 노후자금은 노후에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자금이기 때문에 절대 원금손실이 없는 안전자산이어야 한다. 따라서 상당수의 가입자가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에 가입해 있다. 그러나 공시이율형은 안정적이라는 최대의 장점을 빼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장기투자할수록 은행 금리보다 높은 공시이율이 복리로 투자된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변액연금보험은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거나, 연금수령 개시 후에도 계속 실적배당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보험사들은 연금 개시 이후,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립금을 공시이율로 전환한다. 즉 연금보험에 쌓여 있는 거액의 적립금을 은행 예금처럼 굴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초저금리 시대다. 공시이율이 은행 금리보다 높다고 해도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은퇴 이후에도 연금 개시를 하지 않고 적립금이 계속 유가증권에 투자, 높은 기대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실제로 교보생명의 한 변액연금보험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40세 남성이 매월 100만원씩 10년간 변액연금보험에 납입하고, 60세에 종신형으로 연금을 개시하여 119만원을 80세까지 받는다고 가정했다. 이 경우 연금으로 수령하는 총 금액은 2억7600만원이었다.

반면 60세에 연금을 개시하지 않고 매월 119만원씩 중도 인출할 경우 80세에도 2억8900만원이 적립금으로 남아 있었다. 남은 적립금은 80세에 연금을 개시하거나, 본인, 배우자 등이 목돈으로 수령할 수 있다. 물론 남은 적립금 2억8900만원을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20년 보증으로 설정 후 연금을 수령하면 매월 169만원을 받는다. 투자수익률은 매년 7%로 가정했다.

변액연금보험은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매월 중도인출한 후 적립금을 최대한 실적배당으로 굴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최근 대부분 생명보험사는 연금 개시시점에 따른 이런 허점을 파악, 연금 개시 후에도 적립금이 실적배당되는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사실 변액보험이 아니다. 그러나 연금보험처럼 활용할 수 있다. 매달 자동 중도 인출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주식 등 위험자산에 100% 투자도 가능하다. 그만큼 위험성도 높지만 기대수익도 높다. 또한 인간의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예전 사치품이 미래의 생필품이 되는 식으로 경제는 항상 우상향한다. 따라서 길어진 노후,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장기투자한 후 매달 자동 중도인출 기능을 설정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자동 중도인출을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신분증과 통장을 들고 해당 보험사의 서비스센터에 방문하면 끝이다. 이후 일정금액만 신청하면 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연금보험은 종신형, 기간형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즉 언제까지 얼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변액연금보험 자동 중도인출 기능은 얼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가는 확정적이지만,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는가는 불확실하다. 투자 실적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이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설계연구소 이사는 “과거 연금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이 6% 이상인 상품도 있었다”며 “이처럼 고금리를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상품은 굳이 리스크를 안고 실적배당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액유니버셜보험 자동중도인출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 경우 장수리스크를 완전 없애지 못한다”며 “공무원연금이나 국민·퇴직연금이 충분하다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한 “변액유니버셜보험도 연금전환 옵션이 있다. 연금전환 옵션을 활용할 경우 적용 경험생명표가 가입시점인지, 전환시점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가입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